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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석 변호사 10주기 추모미사 가족인사

어제(2014.5.26) 혜화동성당에서 아버지 10주기 추모미사가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다음과 같은 가족인사를 했습니다. "유현석 변호사 10주기 추모미사 가족인사" 안녕하세요. 유현석 변호사의 둘째아들입니다. 오늘 드릴 말씀을 이렇게 써가지고 나왔습니다. 아버지는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재판이 군사법정에서 열리게 된 게 참 다행이라는 그 유명한 모두발언, 법관의 자격조건으로 지식, 양심, 특히 용기가 중요한데, 용기하면 군인 아니냐, 용기를 생명으로 하는 군인이 재판장이시니, 용기를 내어 잘 심판해주실 게 아니냐, 그래서 이 재판을 군사법정에서 하는 게 참 다행이라고 하셨다는, 이미 전설이 된 그 법정발언도 원고없이 조그만 메모지 한 장에 의지해서 하셨다는데, 저는 짤막한 이 가족인사를 원고에 의지해..

에세이 2014.05.27

감사의 기도 (Prayer of Thanksgiving)

마나님을 친정으로 보내놓고 혼자 (정확하게 말하자면 멍멍이 리오와 둘이 코를 비벼대며) 추수감사절 휴일을 보냈습니다. 감사할 일이 많은 사람이라 찬찬히 감사하고 싶은 일들, 사람들을 생각하다 보니 이런 감사의 기도를 쓰게 되었습니다. 내친 김에 우리말로 한 번, 영어로 한 번 썼네요. "감사의 기도" 손에 든 이 우산을 감사하게 하소서, 나의 주님, 빗속에 있는 이들을 기억하게 하소서. 안식을 주는 이 집을 감사하게 하소서, 나의 주님, 매서운 바람 속에 내몰린 이들을 생각하게 하소서. 이 음식을 감사하게 하소서, 나의 주님, 배고픈 이들에게 눈길을 돌리게 하소서. 이 건강을 감사하게 하소서, 나의 주님, 병중에 아파하는 이들을 위로하게 하소서. 할 일이 있음을 감사하게 하소서, 나의 주님, 생계가 없는..

에세이 2012.11.25

"명명박박"이라는 꼼수

"명명박박"이라는 꼼수 "명명박박"이라는 말이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만들어졌었다는 사실이 아직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있는지 궁금하다. 전과기록이 열 번도 넘는다는 소문조차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는지, 지난 번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은 이명박후보를 선택했다. 결과론으로 보면, 무엇에 홀렸는지, 아니면 무엇에 정말 큰 불만이 있었는지, 엉뚱한 선택을 했달 수밖에 없다. 나같은 책벌레는 당연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겠지만 소문의 수준을 넘어 실제의 기록으로, 심지어 자신이 등장하는 동영상으로 명백하게 드러날 구린 구석이 상당하게 있는데도 출마했다는 사실에서 나는 만용과 무감각의 중간 어디쯤을 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결국 그리 어렵지 않게 국민의 선택을 받았으니 참새가 감히 봉황의 뜻을... 운운하는 말..

에세이 2011.11.11

"도(道) 닦는 음식"

"도(道) 닦는 음식" 뚜우푸(杜甫)가 리뻐(李白; 李太白)을 생각하며 쓴 몇 수의 시 중에 "이백에게 드린다(贈李白)"라는 작품이 있다. 열두 행으로 오언고시(五言古詩) 치고는 짤막한 편이다. 우선 작품을 읽어보자. 二年客東都, 뤄양(洛陽)에서 객지생활 두 해, 所歷厭機巧。 겪어야 하는 온갖 치사한 꼴에 진저리가 난다. 野人對腥羶, 거칠게 살며 늘 비리고 누린 음식을 대하다 보니 蔬食常不飽。 이제 푸성귀로는 배가 부르지 않아. 豈無青精飯, 푸른 정령의 밥이 어째 없는가? 使我顏色好。 내 얼굴빛을 좋게 해줄텐데. 苦乏大藥資, 이렇다할 보약재를 살 여유도 없고, 山林跡如掃。 산길 조차 걷지 않고 있구나. 李候金閨彥, 출중한 수재 이태백은 脫身爭幽討。 조정을 벗어나 그윽히 살면서 亦有梁宋游, 옛 양나라 송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