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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서 박씨, "늦은 봄 품은 마음을 풀어 씁니다"

〈暮春書懷〉 落花天氣似新秋,夜靜銀河澹欲流。 卻恨此身不如鴈,年年不得到原州。 "늦은 봄 품은 마음을 풀어 씁니다" 꽃잎 떨어지는 지금 날씨가 꼭 초가을 같아요 조용한 밤 은하수 고요히 흐르고 싶은 듯합니다 그러나 이 몸 기러기만도 못한 게 안타깝습니다 한 해 또 한 해가 가도 고향 원주에 가지 못했으니까요 (반빈 역) "Harbored in the Bosom in Late Spring" The weather as flowers fall Feels like early autumn. In quietude at night, the Milky Way Wants to flow peacefully. But I resent that this body Is not even comparable to geese, That I..

죽서 박씨 "열 살 때 지음"

죽서 박씨의 시집에는 맨앞에 열 살 때 지은 시를 실었습니다. 어린 여자아이가 쓴 시 답게 예쁜 시상이지만, 형식이나 음운을 정확하게 맞춘 가작입니다. 여기 소개하면서 우리말과 영어로 번역하여 함께 싣습니다. 〈十歲作〉 牕外彼啼鳥,何山宿便來。 應識山中事,杜鵑開未開。 "열 살 때 지음" 창 밖에서 지저귀는 저 새야 어느 산에서 자고 바로 오는 거니? 산속의 일을 잘 알지 진달래가 피었니, 아니면 아직? (반빈 역) "Composed at the Age of Ten" You the bird chirping by the window, Which mountain did you stay before coming here? You must know what goes on in the mountain. Are aza..

얼음비가 큰 나무 여러 그루를 넘어뜨렸습니다"

半賓 〈凍雨摧毀巨木多株〉 雨雪風霜忍百年, 俄而橫榻空看天。 里人圍繞吁吁說, 古木無言自臥禪。 반빈 "얼음비가 큰 나무 여러 그루를 넘어뜨렸습니다" 비와 눈, 바람과 서리 백 년을 참아내고 어느 새 드러누워 하염없이 하늘을 보십니까 마을 사람들 둘러서서 씨익씩거리며 무언가 말하지만 늙은 나무 말없이 홀로 누워 참선입니다

시선(詩選) 2021.02.22

"얼음비가 봄을 막았습니다"

半賓 〈凍雨阻春〉 昨來凍雨倏還冬, 朔氣颼颼迴玉龍。 冰咽幽香能阻春, 花苞含笑待重逢。 반빈 "얼음비가 봄을 막았습니다" 어제 얼음비가 내리더니 갑자기 겨울로 돌아갔습니다 매운 바람이 휘익휘익 눈 덮인 산을 휘돌아 옵니다 얼음이 그윽한 향기를 삼킨다고 봄을 막을 수 있나요 꽃봉우리가 웃음을 머금고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립니다

시선(詩選) 2021.02.19

“죽서 박씨의 한시 다시 한 수 더”

朴竹西 遣懷 碧樹和煙鎖遠岑, 微風時拂倚窓琴。 一年花事酒中盡, 半日雨聲樓外深。 病久幾多違踐約, 詩成還欲待知音。 枕邊莫使來啼鳥, 驚罷西鄰夢裏尋。 죽서 박씨 "시름을 털어내며" 푸른 나무 안개와 어우러져 먼 산 언덕을 에워싸고 산들바람 때때로 창가에 기대어 둔 거문고를 스칩니다 술잔 속에서 한 해의 꽃 소식이 끝나고 누각 밖에는 반 나절 빗소리가 깊습니다 오래 계속된 병중에 지키지 못한 약속이 여럿이지만 시 한 수 다 되었다고 알아들어 줄 사람을 기다립니다 베개 옆으로 새가 와 지저귀지 않게 하세요 님을 찾는 꿈에서 놀라 깨면 어찌합니까 (반빈 역)

“죽서 박씨의 한시 또 한 수”

朴竹西(十九世紀前半) 冬夜 雪意虛明遠雁橫, 梅花初落夢逾淸。 北風竟夜茅簷外, 數樹寒篁作雨聲。 죽서 박씨 (19세기 전반) "겨울밤" 눈이 올 듯 텅 빈 하늘 저 멀리 기러기 줄지어 나르고 매화꽃 처음 떨어지던 꿈이 더욱 뚜렷합니다 북풍이 밤새 초가집 처마끝으로 불고 몇 그루 차디찬 대나무가 빗소리를 전합니다 (반빈 역)

죽서 박씨의 한시 한 수

介紹一位朝鮮時代的女詩人。朴竹西,1818年前後生,1850年前後沒。其正確生卒年不詳,或與其側室所生之身分有關。未受正式教育,但能詩。由死後刊行之〈竹西詩集〉傳一百數十首。 朴竹西(十九世紀前半) 述懷 不欲憶君自憶君, 問君何事每相分。 莫言靈鵲能傳喜, 幾度虛驚到夕曛。 조선시대의 여류시인 한 분을 소개합니다. 죽서 박씨는 1818년 전후에 태어나 1850년 전후해 타계했습니다. 정확한 생몰연대가 알려지지 않은 것은 혹시 소실의 딸로 태어난 신분과 관계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정식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시에 능했습니다. 죽은 후 간행된 〈죽서시집〉에 작품 백 수십 수가 전합니다. 죽서 박씨 (19세기 전반) "마음속을 풀어내지요" 님을 기억하고 싶지 않은데 저절로 님이 기억나 님께 묻습니다 무슨 연유로 매번 헤어져야 하나요 까치..

“입춘이 멀었는데 수선화가...”

半賓 立春尚遠見水仙花初開因思坡翁 水仙初發氣仍寒,溫酒三升緒始歡。 且請龍君來對坐,引杯高舉共呼乾。 반빈 "입춘이 멀었는데 수선화가 핀 것을 보고 동파노인을 생각합니다" 수선화가 처음 피었는데 아직 바람이 찹니다 술 석 되를 덥혀야 마음이 비로소 기쁘겠습니다 용왕님을 오시라 청할 테니 마주 앉으십시오 모두 잔을 당겨 높이 들고 함께 외치시지요, "건배"

시선(詩選) 2021.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