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詩選)

"옛 타이베이의 기억을 노래함"

반빈(半賓) 2021. 1. 8. 08:04

半賓

 

效陶淵明歸園田居五首

 

其四、詠老台北之回憶

 

憶往重踏春,舊事加自娛。
哂儕白髮禿,癡狂卻如初。
當年巢泰山,浮生覺宜居。

地陌語喑啞,步步問渠渠。*
柳二識無那,實虛皆真如。
不飲何嘗散,求學候課餘。
何不扮烏有,笑嚇唬子虛。*
今歸敬酒謝,理當如之無。

 

*得自梅堯臣詩。

*子虛、烏有用司馬相如〈子虛賦〉事。

 

반빈

 

"도연명의 '고향 땅으로 돌아가 살기(歸園田居)' 다섯 수를 배워 씀"

 

넷째 수: 옛 타이베이의 기억을 노래함

 

지난 날을 되돌아 보며

푸르렀던 시절을 다시 밟으니

옛일들을

더욱 즐기게 합니다

 

그 때 동료들끼리

백발조차 빠지고 있다고 놀리는 걸 보면

미친 듯했던 집착이

그 때와 같아요

 

당시 태산에

둥지를 틀고

떠도는 인생에

어울리는 거처라고 했지요

 

땅은 생소하고

말도 반 벙어리 신세

한 걸음 한 걸음마다

어린아이 말 배우듯 물었습니다*

 

유씨집 둘째와

무나재가 만나니

사실과 허구가

모두 불변의 진리입니다

 

술 한 잔 마시지 않고는

헤어질 수 없었고

배움은 학과가 끝난 후에

시작되었습니다

 

왜 오유로 분장해

자허를 웃고 놀라게 하지 않았겠나요*

 

이제 어서 돌아가

술 한 잔 권해 감사하는 게

가갸거겨처럼

쉽고 당연한 이치입니다

 

*이 귀절은 매요신(梅堯臣)의 시에서 얻었습니다.

*자허(子虛)와 오유(烏有)는 사마상여(司馬相如)가 지은 〈자허부(子虛賦)〉의 이야기를 이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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