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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서 박씨의 한시 다시 한 수 더”

朴竹西 遣懷 碧樹和煙鎖遠岑, 微風時拂倚窓琴。 一年花事酒中盡, 半日雨聲樓外深。 病久幾多違踐約, 詩成還欲待知音。 枕邊莫使來啼鳥, 驚罷西鄰夢裏尋。 죽서 박씨 "시름을 털어내며" 푸른 나무 안개와 어우러져 먼 산 언덕을 에워싸고 산들바람 때때로 창가에 기대어 둔 거문고를 스칩니다 술잔 속에서 한 해의 꽃 소식이 끝나고 누각 밖에는 반 나절 빗소리가 깊습니다 오래 계속된 병중에 지키지 못한 약속이 여럿이지만 시 한 수 다 되었다고 알아들어 줄 사람을 기다립니다 베개 옆으로 새가 와 지저귀지 않게 하세요 님을 찾는 꿈에서 놀라 깨면 어찌합니까 (반빈 역)

“죽서 박씨의 한시 또 한 수”

朴竹西(十九世紀前半) 冬夜 雪意虛明遠雁橫, 梅花初落夢逾淸。 北風竟夜茅簷外, 數樹寒篁作雨聲。 죽서 박씨 (19세기 전반) "겨울밤" 눈이 올 듯 텅 빈 하늘 저 멀리 기러기 줄지어 나르고 매화꽃 처음 떨어지던 꿈이 더욱 뚜렷합니다 북풍이 밤새 초가집 처마끝으로 불고 몇 그루 차디찬 대나무가 빗소리를 전합니다 (반빈 역)

죽서 박씨의 한시 한 수

介紹一位朝鮮時代的女詩人。朴竹西,1818年前後生,1850年前後沒。其正確生卒年不詳,或與其側室所生之身分有關。未受正式教育,但能詩。由死後刊行之〈竹西詩集〉傳一百數十首。 朴竹西(十九世紀前半) 述懷 不欲憶君自憶君, 問君何事每相分。 莫言靈鵲能傳喜, 幾度虛驚到夕曛。 조선시대의 여류시인 한 분을 소개합니다. 죽서 박씨는 1818년 전후에 태어나 1850년 전후해 타계했습니다. 정확한 생몰연대가 알려지지 않은 것은 혹시 소실의 딸로 태어난 신분과 관계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정식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시에 능했습니다. 죽은 후 간행된 〈죽서시집〉에 작품 백 수십 수가 전합니다. 죽서 박씨 (19세기 전반) "마음속을 풀어내지요" 님을 기억하고 싶지 않은데 저절로 님이 기억나 님께 묻습니다 무슨 연유로 매번 헤어져야 하나요 까치..

“입춘이 멀었는데 수선화가...”

半賓 立春尚遠見水仙花初開因思坡翁 水仙初發氣仍寒,溫酒三升緒始歡。 且請龍君來對坐,引杯高舉共呼乾。 반빈 "입춘이 멀었는데 수선화가 핀 것을 보고 동파노인을 생각합니다" 수선화가 처음 피었는데 아직 바람이 찹니다 술 석 되를 덥혀야 마음이 비로소 기쁘겠습니다 용왕님을 오시라 청할 테니 마주 앉으십시오 모두 잔을 당겨 높이 들고 함께 외치시지요, "건배"

시선(詩選) 2021.01.25

"떨어져 사는 어려움과 즐거움을 노래함"

半賓 效陶淵明歸園田居五首 其五、詠獨居之苦樂 久雨倏轉晴,當吟一二曲。 時節持奇異,麴酒備豐足。 弈子分黑白,無人來對局。 獨飲置杯近,何妨減燈燭。 天明宿醉走,草率勝張旭。 반빈 "도연명의 '고향 땅으로 돌아가 살기(歸園田居)' 다섯 수를 배워 씀" 다섯째 수: 떨어져 사는 어려움과 즐거움을 노래함 지리했던 비가 어느새 그쳐 맑았으니 반드시 한두 곡 노래를 읊조려야 하지요 시절이 여전히 이상스러워 독한 술을 풍족히 마련했습니다 바둑돌도 흑과 백을 나누어 두었지만 마주앉아 둘 사람이 아무도 오지 않네요 혼자 마시며 바로 앞에 술잔을 두었으니 등불을 조금 어둡게 해도 무슨 문제가 있을까요 날이 밝아 숙취한 채 걸으면 휘청거림이 장욱(張旭)의 초서보다 멋드러지겠지요

시선(詩選) 2021.01.15

"경자년 동지에"

半賓 效陶淵明歸園田居五首 其二、詠庚子冬至 日沒尚申時,冬至夜深長。 懼疫缺賓來,難免更鞅鞅。 酣飲能獨斟,尋伴逆時往。 且請聽古人,謔戲或玄想。 詩詞不可少,話頭逐漸廣, 生一陽黑晚,問學泱莽莽。* *最後一聯之出句指《周易》復卦。此卦六爻中初爻為唯一陽爻,象徵黑暗中開始長的陽光。 반빈 "도연명의 '고향 땅으로 돌아가 살기(歸園田居)' 다섯 수를 배워 씀" 둘째 수: 경자년 동지에 해가 이미 떨어졌는데 아직 너댓 시 동지날 밤은 깊고 깁니다 온역이 두려워 찾아오는 손님이 없으니 답답하고 울적한 건 어쩔 수 없겠지요 혼자 술을 따르는데 즐겁게 마실 수 있나요 같이 마실 사람을 찾아 시간을 거슬러 갑니다 옛사람의 이야기를 청해 듣지요 유쾌한 말장난도 좋고 깊은 사상도 좋습니다 물론 시와 노래가 빠질 수는 없지요 붙들 화두가 갈수록 ..

시선(詩選) 2021.01.11

"옛 타이베이의 기억을 노래함"

半賓 效陶淵明歸園田居五首 其四、詠老台北之回憶 憶往重踏春,舊事加自娛。 哂儕白髮禿,癡狂卻如初。 當年巢泰山,浮生覺宜居。 地陌語喑啞,步步問渠渠。* 柳二識無那,實虛皆真如。 不飲何嘗散,求學候課餘。 何不扮烏有,笑嚇唬子虛。* 今歸敬酒謝,理當如之無。 *得自梅堯臣詩。 *子虛、烏有用司馬相如〈子虛賦〉事。 반빈 "도연명의 '고향 땅으로 돌아가 살기(歸園田居)' 다섯 수를 배워 씀" 넷째 수: 옛 타이베이의 기억을 노래함 지난 날을 되돌아 보며 푸르렀던 시절을 다시 밟으니 옛일들을 더욱 즐기게 합니다 그 때 동료들끼리 백발조차 빠지고 있다고 놀리는 걸 보면 미친 듯했던 집착이 그 때와 같아요 당시 태산에 둥지를 틀고 떠도는 인생에 어울리는 거처라고 했지요 땅은 생소하고 말도 반 벙어리 신세 한 걸음 한 걸음마다 어린아이 말 배우..

시선(詩選) 2021.01.08

"서신에 노래로 답해 청산진으로 보내며"

半賓 大春兄簡引謝安與支遁書,吟歌答致青山鎮,用四支韻。 屈指傾遲歡聚期, 但愁各在邈天涯。 東山適隱常青綠, 西域荒蕪多怪魑。 四處瘟神焦慼慼, 千思摯愛慰嘻嘻。 養人老疾可還剡, 酌酒吟詩效驗奇。 반빈 "대춘형의 편지에 사안(謝安)이 쓴 '지둔에게 보내는 서신 (與支遁書)'을 인용했습니다. 노래로 답해 청산진으로 보내며, 시운 상평성 네번째인 지운(支韻)을 씁니다." 기쁘게 모일 날을 손꼽아 세며 기다리지만 각각 먼 하늘의 끝에 있음을 안타까워 할 뿐입니다 동쪽 산은 늘 푸르러 은거하기 적당하지만 서쪽 땅은 거칠어 요상한 도깨비 투성이 이곳저곳에 역병의 기운이 있어 조바심하면서 천 가지 진실한 사랑에 위안을 받아 싱글벙글하지요 늙어 생긴 병을 추스리려 섬산 골짜기로 갈 수도 있겠지만 술 부어주며 함께 시를 읊조리는 것도..

시선(詩選) 2021.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