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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계급투쟁

"새로운 계급투쟁" 안다. 가뜩이나 시절이 뒤숭숭 하수상한데 말을 함부로 써서야 쓰겠는가. 특히 "계급투쟁" 같이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의 역사이론에 등장하는 어휘를 제목에서부터 써 대면 누군가 "빨"자나 "좌"자 딱지를 내 이마에 붙이려할 것 아닌가. 연좌가 없어졌다고는 해도 그게 정말인지 아직 안심이 되지 않으니, 나뿐 아니라 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까지 피해가 미칠지 모르지 않는가. 아무튼 그런 딱지가 붙으면 좋을 게 없다는 건 현대사를 통해 우리가 절절히 배워온 사실이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몸살을 설명하는 데 이 말보다 더 적절한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지금의 한국사회는 "새로운 계급투쟁" 속에 있다고 보면 이해가 빠를 수 있고, 또 어쩌면 앓고 있는 그 몸살을 떨치..

에세이 2010.04.25

"홍사오(紅燒)" 조리법

"홍사오(紅燒)" 조리법 "Good Friend"라는 중국집이 있었다. 중국어 옥호는 "好友記"라고 했다. 뉴욕에서 기차를 타고 내려와 프린스턴대학으로 가려면 프린스턴정션(Princeton Junction)이라는 역에서 내려 대학갬퍼스 안의 딩키스테이션까지 가는 두 칸 짜리 전차를 타는데, 그 중국집은 프린스턴정션 역의 주차장 바로 밖에 있었다. 삐걱거리는 문과 마루, 표면이 조금 끈끈하다는 느낌을 주는 테이블 등이 마음을 푸근하게 해주었다. 아직까지 성업중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내가 자주 드나든 게 프린스턴대학에서 대학원을 다니던 시절이었으니 20년이 훨씬 지난 일이고, 그 당시 벌써 주인장의 나이가 지긋했으니 이제는 없어졌을 수도 있겠다. 아직 있다고 해도 그 때와는 주인도 음식도 다르지 않겠나 짐..

"술지게미"

"술지게미" 술이나 식초를 만들고 생기는 찌꺼기를 중국말로 "짜오(糟)"라고 한다. 그런데 이 말은 무슨 일이 생각처럼 되지 않았을 때, 그러니까 우리말로 "제엔장"이나 "제기럴" 정도의 뜻을 내뱉고 싶을 때도 사용한다. 보통 "떡"이라는 뜻의 "까오(糕)"를 덧붙여 "짜오까오!"라고 하는데, 뜻은 별로 다르지 않다. 술찌꺼기를 떡처럼 뭉쳐놓은 걸 뜻하는 것일 테니 여전히 술찌꺼기인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 입에서 "제기럴", 조금 젊은 세대 사람이라면 "씨X" 정도의 말이 나올 상황에서 중국사람들은 "술지게미!"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테니스 게임에서 더블폴트를 했거나, 방에 열쇠를 둔 채로 방문을 잠가 낭패했을 때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오는 말이 이 말이다. 이 말을 미국학생들에게 가르치면서 이해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