竹西朴氏
又(謾吟)
日影西移尚掩門,衖居幽僻不聞喧。
新禽相逐春風㬉,老樹猶知雨露痕。
計拙惟宜頻作醉,夢醒還自更無言。
一旬沉病多消瘦,鏡裏低回欲斷魂。
注:頷聯用陳與義〈休日早起〉。前四句曰:「曨曨窗影來,稍稍禽聲集。開門知有雨,老樹半身濕。」
죽서 박씨
"하염없이 또 읊조립니다"
햇살이 서쪽으로 움직여 가지만
문은 아직도 잠겨 있습니다
골목길 후미진 곳에 머무니
떠들썩한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봄바람 따사로우니
어린 새들 서로 쫓고;
비 왔는지 이슬 내렸는지
늙은 나무가 아는 듯합니다
생각이 둔해 오로지
자주 취하는 데만 적당하고;
꿈에서 깨어
더욱 할 말이 없습니다
열흘을 깊은 병에 빠져있어
얼마나 야위었는지
거울 속에서 나지막이 맴도는
혼이 끊기려 합니다
주: 둘째 연은 송나라 시인 진여의(陳與義, 1090-1139)의 "쉬는 날 일찍 일어나다 (休日早起)"를 상기시킵니다. 그 작품은 다음과 같은 네 구절로 시작합니다: "어슴푸레 창가에 빛이 비치면/ 조금씩 새소리가 모여듭니다/ 문을 열면 비가 왔음을 알 수 있지요/ 늙은 나무 반쯤은 젖어 있습니다 … (曨曨窗影來,稍稍禽聲集。開門知有雨,老樹半身濕。⋯⋯).
(반빈 역)
Bak Jukseo
"Chanted Aimlessly Again"
Sunlight has moved to the west side,
But my gate remains closed.
Living in an alley, quiet and secluded,
I hear no commotion.
Spring breeze is warm
And young birds chase each other;
Whether rain or dew has fallen,
The old tree seems to know.
My clumsy wit works only
For getting drunk often;
Having awaken from a dream
I have even fewer words to utter.
How wasted I am,
Having been seriously ill for ten days,
Wandering low in the mirror,
My soul is about to disperse.
Note: The second couplet reminds the poem by Chen Yuyi (陳與義, 1090-1139), titled "Waking Up Early on an Off Day (休日早起)," The first four lines of which read: "A dim light at dawn reaches the window/ Little by little warbling birds gather/ Opening the door, I know if it rained/ For the old tree would be half wet… (曨曨窗影來,稍稍禽聲集。開門知有雨,老樹半身濕。⋯⋯)"
(H. Rhew, tr.)
'죽서시집(竹西詩集)'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죽서 박씨, "호남으로 가신 오라버니를 그리워합니다" (0) | 2022.07.27 |
---|---|
죽서 박씨, "늦은 봄 마음 속 생각을 씁니다" (0) | 2022.07.23 |
죽서 박씨, "하염없이 읊조립니다" (0) | 2022.07.16 |
죽서 박씨, "당신께 올립니다" (0) | 2022.07.12 |
죽서 박씨, "밤에 읊습니다" (0) | 2022.0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