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한시선(韓國漢詩選)

김유근,"마음을 풀어 씁니다 述懷" 두 수의 둘째

반빈(半賓) 2023. 10. 11. 04:14

金逌根

 

〈述懷〉二首之二

 

常媿不才蔑寸勞,

隨行又拂舊緋袍。

歲月空深生髀肉,

風霜幾盡化顛毛。

優游下澤人稱善,

蕭瑟簞瓢士著高。

多病自堪為棄物,

無何日復飲醇醪。

 

       注:三句用劉備寄住荊州時事。見髀裏肉肉生,劉備慨然流涕,劉表問其故,劉備對曰:「吾常身不離鞍,髀肉皆消,今不復騎,髀裏肉生。日月若馳,老將至矣,而功業不建,是以悲耳。」事出《三國志·蜀書·先主傳》裴松之注。

 

김유근

 

"마음을 풀어 씁니다" 두 수의 둘째

 

재주가 없어 조금도 도울 수 없었음을

      늘 부끄러워하면서도

따라다니려 묵은 붉은 관복을

      또 털고 있습니다

 

해가 가고 달이 가도 아무 일이 없어

      허벅지에 살만 쪘고

바람 불고 서리 내리며 거의 다 빠져

      정수리 머리털이 변했습니다

 

물가수레를 타고 한가히 노닐면

      사람들이 좋다고 하고

대나무 그릇과 표주박을 편하게 쓰니

      선비들이 고상하다 합니다

 

잦은 병치레를 스스로 감내하려 하니

      버려진 신세입니다

다시 진한 술을 마실 날이

      언제 올지 기약이 없습니다

 

     주: 세째 구절의 "허벅지살"은 유비가 형주의 유표에게 의지할 때의 이야기를 이용합니다. 허벅지에 살이 오른 걸 보며 눈물을 흘리는 유비에게 유표가 연유를 묻자, "몸이 늘 말 안장 위에 있을 때는 허벅지에 살이 오를 수가 없었는데 말을 타지 않아 허벅지에 살이 올랐다. 세월이 달리듯 흐르고 나는 공을 세울 수가 없다"는 요지로 대답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삼국지 三國志·촉서 蜀書·선주전 先主傳》 배송지裴松之의 주에 기록되어 있고, 이 이야기가 《삼국연의 三國演義》에는 「비육복생 髀肉復生」이라는 성어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반빈 역)

 

Kim Yu-gūn

 

"Writing Thoughts in My Heart," Second of Two Poems

 

Always feeling ashamed of lacking talent

        And being unable to make any contribution,

I still dust my old official vermillion robe,

        Wanting to follow along.

 

Years and months have passed without anything happening,

        And only my thighs got fatter;

Wind blew and frost fell, thinning my hair

        And changing the top of my head.

 

People praise

        When I ride leisurely on a wetland carriage;

Scholars note the loftiness

        As I take comfort in a bamboo bowl and a gourd ladle.

 

Enduring the sufferings from frequent illness

        I feel like a deserted thing.

There is no promise

        Of when I could drink strong wine again.

 

       Note: Line #3 alludes to a story of Liu Bei, who lamented that his thighs were getting fatter for the lack of opportunity to make a contribution, riding on the horseback.  This story is recorded in Pei Songzhi's annotation of the "Book of Shu" in the History of Three Kingdoms.

(H. Rhew, t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