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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참게(大閘蟹)찜

"상하이 참게(大閘蟹)찜" 2007년 쑤쩌우(蘇州)의 한 재래시장에서 만난 참게 시월 중순을 전후한 몇 주 사이에 양자강 하류 지역, 즉 상하이(上海)나 쑤쩌우(蘇州), 항쩌우(杭州) 같은 곳을 여행해 본 사람은 대부분 집게발 발등에 털이 수북하게 난, 꼭 우리 어린 시절 논두렁 사이 물길이나 하천에서 볼 수 있었던 모습의 참게가 다리를 가지런히 접혀 웅크린 몸을 가느다란 지푸라기 산내끼에 꽁꽁 묶인채 음식상에 오르기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진미(珍味)라니까 하며 그 참게찜을 한두 마리 먹어본 사람도 많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따자씨에(大閘蟹)"라는 이름으로 미루어 짐작해 보면 아마 민물 수로의 수문 근처에서 많이 잡힌 모양이다. 이 참게는 그 근방 넓은 지역에 두루 분포되어 있는데 양청후(陽..

"멍멍이 노래 #3: 연상(聯想)의 문제"

[멍멍이 노래를 쓰기 시작하면서 동료 몇 사람에게 이야기했는데 우리말로 쓰고 있다는 걸 아는 순간 언어차별이고 인종차별이라고 심하게 투덜대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쓸 노래를 어느 나라 말로 쓸지는 그 때 그 때 시상에 따라 결정하겠지만, 이번에는 우리말과 영어로 두 번 작업을 했습니다.] 멍멍이 노래 3 "연상(聯想)의 문제" 실명은 일단 접어두는 게 좋겠습니다. 그냥 이름만 대면 금방 알 수 있는 아주 유명한 피아니스트라는 정도 밝혀 두지요. 그 사람이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의 두 번째 악장 로망스를 연주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우리 멍멍이 생각을 했다고 실토하려는 겁니다. 서로 닮아서 그런 거 아니겠느냐 하면 그리 달가워하지 않을 것 같네요. 양쪽 모두. 그 피아니스트가 뭐라 할지는 ..

멍멍이 노래 2010.02.17

미국〈독립선언문〉 읽기

미국〈독립선언문〉 읽기 미국의 〈독립선언문 Declaration of Independence〉은 조금 생뚱맞은 문서이다. 민주주의의 큰 원칙을 담아낸 명문으로 평가되는 역사적인 문서를 "생뚱맞다"고 하는 게 오히려 더 생뚱맞다고 야단칠 분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 역사적인 선언이 그런 문서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상황에서 나왔기 때문에 무언가 역사의 맥락과 괘리가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고 그래서 생뚱맞다고 한 것이다. 그런 표현이 적절한지의 문제를 떠나 최소한 이 선언문을 깊이있게 읽기 위해서는 선언의 지성사적인 내용과 역사환경의 사이에 보이는 거리감에 대한 고찰이 있어야할 것이다. 〈독립선언문〉의 초미는 뭐니뭐니 해도 두번째 단락의 앞부분에서 밝힌 평등과 천부인권의 사상이다.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