半賓
〈凍雨〉
無兆無聲無以知,
可歌可懼可為詩。
黑冰隱結懦肝膽,
白萼盛開飾樹枝。
遠眺光輝迷視線,
爬行滑路縮身肢。
最祈靈木免摧毀,
橫臥收言苦苦思。
(癸卯冬至後)
반빈
"얼음비"
징조도 없고 소리도 없으니
알 수 있는 방법도 없습니다
노래할 수 있고 두려워할 수도 있고
시를 지을 수도 있습니다.
검은 얼음이 알게 모르게 얼어
간담이 서늘하지만
흰 꽃이 풍성하게 피어
나무가지를 장식합니다
멀리 내다보면 빛나는 광채가
눈길을 매혹하고
엉금엉금 기어 다니니 미끄러운 길에
몸과 팔다리가 오그라듭니다
영이 깃든 나무가
꺾이고 부서지지 않기를
가로 누어 언어를 거두어들인 채
쓰디쓴 생각에 괴롭지 않기를 가장 바랍니다
(계묘년 동지 후에)
H. Rhew
"A Freezing Rain"
No sign, no sound,
Thus, no way of knowing.
Can sing, can dread,
And can do a poem.
Black ice, formed surreptitiously,
Freezes my heart with terror;
White flowers, blooming exuberantly,
Adorn tree branches.
Looking from afar, the radiant glare
Dazzles my eyesight;
Crawling on hands and knees, the slippery road
Shrivels up the four limbs on my body.
I pray most earnestly that spirited trees
Are spared of getting wrecked to devastation,
Of being laid down, to withdraw words,
And to suffering from harsh thoughts.
(After Winter Solstice,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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