丁若鏞
〈秋風八首次杜韻〉之一
衆竅齊吹雜嘯吟,
長天捭闔盪秋陰。
寒雲萬壑蛟螭變,
煙雨千林燕雀深。
綠藕摧垂承露掌,
紅蕉鬪斷耐霜心。
冉冉群芳趨歲暮,
幽愁撩亂倚枯琴。
정약용
"가을 바람 여덟 수: 두보의 운을 따라" 첫째
구멍이란 구멍에서 모두 일제히 부는
휘파람 소리, 노랫소리
머나먼 하늘이 열리고 닫히며
가을의 그림자를 흔들어 댑니다
만 갈래 골짜기에서는 차가운 구름이
교룡으로 이무기로 용트림하고
천 겹 수풀 안개비 속으로
제비들 참새들이 깊숙이 숨었습니다
파란 연뿌리는 꺾여 늘어졌지만
이슬 젖은 손바닥을 받쳐 올리고
붉은 바나나나무가 부러지지 않으려 애쓰면서
서리 내린 마음을 참아냅니다
온갖 꽃 향내 한들한들 스러지면서
한 해의 저녁으로 달려가고
그윽한 슬픔으로 흐트러진 나는
줄 끊어진 가야금에 기댑니다
(반빈 역)
Chong Yag-yong
"Eight Poems on Autumn Wind, Following Du Fu's Rhyme: First"
A multitude of holes blow all at once
A mixture of whistles and songs.
The faraway sky opens and closes,
Shaking the shades of autumn.
Cold clouds over ten-thousand valleys
Transform into hydras and wyverns;
Misty rains on a thousand layers of woods
Hide deeply swallows and sparrows.
Green lotus roots are broken
But prod up the dewy hands;
Scarlet banana trees struggle to fight breakage
Enduring the frosted heart.
All kinds for floral scents slowly fade
As the time runs toward the end of the year.
Stirred up by hidden sorrows,
I lean over the zither with broken strings.
(H. Rhew, tr.)
'한국 한시선(韓國漢詩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약용,"가을 바람 여덟 수: 두보의 운을 따라" 셋째 (0) | 2023.02.13 |
---|---|
정약용,"가을 바람 여덟 수: 두보의 운을 따라" 둘째 (0) | 2023.02.12 |
김유근,"가을날 해곡, 추사, 이재, 석한과 북한산을 노닙니다" 두 수의 둘째 (0) | 2023.02.08 |
김정희,"부왕사에서" 두 수의 둘째 (0) | 2023.02.07 |
김유근,"가을날 해곡, 추사, 이재, 석한과 북한산을 노닙니다" 두 수의 첫째 (0) | 2023.0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