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한시선(韓國漢詩選)

박지화,"어쩌다 읊습니다 偶吟"

반빈(半賓) 2024. 11. 3. 02:02

朴枝華(字君實,號守庵,1513-1592)

 

〈偶吟〉

 

有翁年七十,中歲頗優游。

不逐衣冠列,而非市井流。

讀書常閉戶,看月試登樓。

未若忘言子,居于白日休。

 

               注:七句自比於陶淵明。用陶詩〈飲酒·其五〉意,其尾句云:「此中有真意,欲辨已忘言。」

 

박지화 (자는 군실, 호는 수암, 1513-1592)

 

"어쩌다 읊습니다"

 

일흔이 된 노인이 하나 있습니다

중년이 되면서 한적하고 자유롭게 살았지요

 

의관 갖추고 벼슬을 하려는 행렬을 따르지 않고

저자의 무리들과 어울리지도 않습니다

 

책을 읽을 때는 늘 문을 닫아 걸고

달을 볼 때에나 누각에 오릅니다

 

말을 잊은 사람에는 비할 수 없어도

세상과 오가지도 다투지도 않으며 삽니다

 

           주: 일곱째 행에서 자신을 도연명과 비교합니다. 도연명(365-427)의 "술 마시기 20 수의 다섯째"를 이용하는데, 그 마지막 연은 "이 가운데 진정한 뜻이 있는데, 따져 밝히고 싶지만 이미 말을 잊었다"고 말합니다.

(반빈 역)

 

Pak Chi-hwa (1513-1592)

 

"Chanting Casually"

 

There is an old man, seventy years old.

From middle age, he lives a leisurely, carefree life.

 

Without following the line of those who chase official robes;

Deriding the flow of people in the marketplace,

 

Keeping the door shut when reading;

Ascending the pavilion to look at the moon,

 

He is not as good as the one who lost his words,

But lives with no contact or conflict with the world.

 

               Note: The poet compares himself with Tao Yuanming (365-427) by using the idea in the fifth of the twenty poems on "Drinking." The last couplet of the poem reads: "There is a true meaning in this. I wish to sort that out, but I have lost my words."

(H. Rhew, tr.)

圖:齊白石《讀書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