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太洙(1947- )
〈他今天又⋯〉
他今天又在寫詩
像路邊滾來滾去的落葉似地
就算沒人注意看
就算不會由之得來飯呀麵包呀榮譽呀
寫了又擦掉擦掉了還再寫
喜悅愉快時也如此
難過孤單時更如此
就像寫無處可寄的信
即使回來的只是空空迴響
今天他還在寫詩
不管誰喜歡誰不喜歡,不管他們說什麼
他今天只顧
走上呼喚語言攔腰一抱的路
(我也跟著出去走那條路)
(半賓譯)
Yi T'ae-su (1947- )
"Today Again, He…"
He writes poetry again today.
Just like fallen leaves rolling about on the street
He doesn't care even if no one pays attention,
It does not matter if that wouldn't produce food or honor,
He writes, rubs out, and writes again.
He's like that when he is happy and joyful,
And even more so when he is troubled or lonely.
Just like writing a letter without anywhere to send it,
Even if it comes back as an empty echo,
Again today, he writes poetry.
Regardless of who does or doesn't like, regardless of what they say,
Today again, he just
Takes to the road of summoning words and hugging them.
(I, too, go out to follow him, taking to the same road.)
(H. Rhew, tr.)
韓文原文:
이태수 (1947- )
"그이는 오늘도"
그이는 오늘도 시를 쓴다
길거리에 나뒹구는 낙엽처럼
눈여겨보아 주는 사람이 없더라도,
밥과 빵과 명예가 되지 않을지라도
쓰다가 지우다 다시 쓴다
즐겁고 기뻐도 그러지만
괴로우나 외로우면 더 그런다
띄울 곳이 막막한 편지를 쓰듯이,
빈 메아리로 돌아오기만 할지라도
오늘도 그이는 시를 쓴다
누가 좋아하든 않든, 뭐라 하든
그이는 오늘도 한갓
말을 불러 그러안는 길을 간다
(나도 그 길을 따라 나선다)
-이태수 시집 "내가 나에게" (2019)
-이태수 시선집 "잠깐 꾸는 꿈같이"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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