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逌根
〈池荷〉
疊綠層紅水一方,
相親無路只相望。
多生慧業前身月,
萬法塵寰妙品香。
澤畔行吟酬雜珮,
漢臯幽會覿清揚。
小亭寂寂忘言久,
風露泠然夜未央。
注:六句用鄭文甫於漢臯逢二女,以珮見贈之事,即〈漢臯解佩〉也。事見於《列仙傳》等文獻。
김유근
"연못의 연꽃"
연못 한 편
겹겹 녹색 층층 붉은 색
서로 가까우면서도 만날 길이 없어
서로 바라볼 뿐입니다
여러 생애에 쌓인 지혜의 업보로
지난 생에서는 달이었나요
만 가지 법이 얽힌 이 먼지 같은 세상에서
신묘한 향기를 피웁니다
호수가에서 시를 읊으며 헤매던 이에게
허리 장식으로 보답하고
한수 강둑아래 은밀한 만남에서는
어여쁜 여인입니다
작은 정자는 적막한데
말을 잊은 지 벌써 오래 입니다
바람과 이슬이 싸늘하지만
밤은 아직 반도 지나지 않았습니다
주: 다섯 째 구절은 굴원屈原이 지은〈어부漁父〉의 "시를 읊으며 물가를 헤맨다行吟澤畔"는 구절을 택반행음澤畔行吟으로 앞뒤 만 바꾸어 사용합니다. 율시의 평측을 조절하는 것 외에 다른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직접 거명하지는 않지만 이 구절이 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뜻이겠습니다. 굴원의 〈이소離騷〉에는 많은 꽃이 등장합니다. 여섯 째 구절은 정원보가 한수의 강둑 아래서 두 여인을 만나 여인들이 지니고 있던 옥구슬을 받은 이야기, 즉 "한고해패漢臯解佩"의 고사를 사용합니다. 이 성어는 서로 연민하는 사람이 귀한 것을 주고 받는다는 뜻으로 사용됩니다. 그러나 원전에서는 정원보가 구슬을 받은 후 몇 십 걸음을 걷고 난 후 그 구슬이 없어졌음을 알게 되다고 전개됩니다. 없어진 구슬이 연정의 끝을 뜻하는지 아니면 연정이 깊어질 것을 예연하는지는 궁리해 볼 일입니다.
(반빈 역)
Kim Yu-gun
"Lotus Flowers in a Pond"
Layers of green and tiers of red
In a corner of a pond—
Intimate but just look at each other
There there's no way to be together.
Did the karma of wisdom piled up through many lives
Make you reborn as the moon in the last life?
In the dusty world of myriad dharmas,
You emit exquisite aroma.
To the one who wanders by the marsh, mumbling poems,
You bestow a waist pendant;
In a hidden encounter under the banks of Han River,
You are a beautiful woman.
The small pavilion is quiet,
And it's been a long while since I lost my words.
The wind and the dew are chilly,
But the night is not even halfway through.
Notes: Line #5 uses the line in Qu Yuan's "Fisherman 漁父," "mumbling poems, wandering by the marsh 行吟澤畔." Albeit that the sequence of the words was switched to make "wandering by the marsh, mumbling poems 澤畔行吟." Regulating tones may be the only reason for the change. At any rate, it is obvious that either Qu Yuan or anyone who shares his experience is the subject of this line. Line #6 uses the story of Zheng Wenfu鄭文甫, who encountered two women under the banks of the Han River, and received their jewel pendants. Interestingly, he realized that the pendants disappeared only after taking several dozens of steps.
(H. Rhew, 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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