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正喜
〈歸畫於紫霞仍題〉
我雖不知畫,
亦知此畫好。
蘇齋精鑑賞,
烏雲帖同寶。
持贈霞翁歸,
其意諒密勿。
歎息老鐵畫,
東來初第一。
星原筆鎔鐵,
似若壽無量。
如何須臾間,
曇花儵現亡。
萬里遂千古,
撫畫涕忽泫。
匪傷星原死,
吾輩墨緣淺。
注:紫霞為申緯(1769-1847)之號。三句蘇齋為翁方剛(1733-1818)之書齋。四句烏雲帖指蘇東坡〈天際烏雲帖〉,翁方剛曾為之寫題跋。九句及十五句之星原為翁方剛之子,翁樹崑(1786-1815)。
김정희
"자하에게 그림을 돌려주며 씁니다"
그림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지만
그래도 이 그림이 좋다는 건 압니다
그림 감상에 정통한 소재선생님이
'검은 구름 첩'에 버금가는 보물로 여겼는데
귀국하는 자하옹께 선사했다고 하니
그 극진히 여긴 마음을 알겠습니다
노련하고 힘찬 필치가
처음 동쪽 땅으로 온 것에 탄복합니다
성원의 붓은 철을 녹일 만해서
장수할 것 같았는데
어떻게 눈 깜짝할 사이에
담화처럼 홀연히 왔다 가는지
만리 밖에서 별세 소식을 받고
그림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흘립니다
성원의 죽음만이 안타까운 게 아니라
우리들의 묵연이 깊지 않음이 아픕니다
주: 자하(紫霞)는 신위(申緯, 1769-1847)의 아호입니다. 세째 구절의 소재(蘇齋)는 옹방강(翁方剛, 1733-1818)이 소동파를 기린다는 뜻에서 만든 서재의 이름입니다. 네째 구절의 "검은 구름 첩"은 〈천제오운첩天際烏雲帖〉라는 소동파의 작품으로 〈숭양첩嵩陽帖〉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옹방강이 발문을 쓴 일이 있습니다. 아홉째와 열 다섯째 구절의 성원(星原)은 옹방강의 아들 옹수곤(翁樹崑, 1786-1815)으로 부친에 앞서 타계했습니다.
(반빈 역)
H. Rhew
"Inscribed on a Painting, as I Send it Back to Chaha"
I do not know much about paintings,
But do I know this one is good.
Master Weng in the Su Studio is an expert,
And he prizes it as high as "Dark Cloud" album leaves.
He presented it to you, Master Chaha, on your return,
And that shows how much he cherished your visit.
I marvel at the mature, strong brushwork in it,
And its first coming to the land in the east.
Xingyuan's brushwork is strong enough to let iron melt,
And to take it as a promise of his immeasurable life.
How, in the blink of an eye,
He comes and goes so quickly like Queen of the Night?
Hearing about his passing thousands of miles away,
Tears drop suddenly, as I caress the painting.
It is not just Xingyuan's passing that I mourn.
It hurts that our inkwork is not fated deeply together.
Note: Chaha (紫霞) is a sobriquet of Shin Wi (申緯. 1769-1847). The Su Studio in the third line is built by Weng Fanggang (翁方剛, 1733-1818) in honor of Su Shi (蘇軾, 1037-1101). "Dark Cloud" referred to in line #4 is the "Dark Clouds at Sky's End " album leaves by Su Shi. Weng Fanggang wrote in introductory inscription for it. Xingyuan in lines #9 and #15 refers to Weng Shukun (翁樹崑, 1876-1815), a son of Weng Fanggang.
(H. Rhew, tr.)
'한국 한시선(韓國漢詩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정희,"가을밤 연생과 함께 짓습니다" 두 수의 둘째 (1) | 2023.01.26 |
---|---|
김정희,"가을밤 연생과 함께 짓습니다" 두 수의 첫째 (0) | 2023.01.25 |
김유근,"추사를 그리워 합니다" (0) | 2023.01.18 |
김정희,"제목은 잃었습니다" 두 수 중 둘째 (3) | 2023.01.15 |
김정희,"제목은 잃었습니다" 두 수 중 첫째 (1) | 2023.0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