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錫南(1965- )
〈草茉莉開了〉
草茉莉開了
就像沒愛過
世界的我
享受愛
未曾種的草茉莉到園子裏來
照亮晚上
讓我理解晚上
似乎讓我看
我到這個世界來前的世界
比起我覺得我到這個世界來時
自己帶來的悲哀還燦爛地
草茉莉開,有從花裏走出來的人
有花謝時來的人
(半賓譯)
Chang Sōng-nam (1965- )
"Four-o'clocks Have Bloomed"
Four-o'clocks have bloomed.
Just as I am loved
Without having loved
This world,
Four-o'clocks, which I have never planted, come to the garden,
Light the evening,
Let me understand the evening.
As if to show me
The world of the days before I came,
Even more resplendently than the grief
Which I think I brought with me when I came to this world,
Four-o'clocks have bloomed. Someone walks out from inside a flower.
Someone comes as flowers wither.
(H. Rhew, tr.)
韓文原文:
장석남 (1965- )
"분꽃이 피었다"
분꽃이 피었다
내가 이 세상을
사랑한 바 없이
사랑을 받듯
전혀 심은 바 없는데 분꽃들을 뜰에 나와서
저녁을 밝히고
나에게 저녁을 이해시키고
내가 이 세상에 오기 전의 이 세상을
보여주는 건지
이 세상에 올 때부터 가지고 왔다고 생각되는
그 비애(悲哀)보다도 화사히
분꽃은 피어서 꽃 속을 걸어나오는 이 있다
저물면서 오는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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