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逌根
〈夕立〉
不省黃昏久,林間散步行。
滄桑迷浩劫,邱壑媿餘生。
已短顛毛盡,無煩慧竇明。
朋遊何處是,怊悵暮鐘聲。
김유근
"저녁녘에 서서"
땅거미 내린 지
벌써 오래 된 걸 모르고
숲 사이로
산보를 나왔습니다
격동하는 어지러운 세상
큰 난리 속에 길을 잃었으니
깊은 산 어두운 골짜기에서 살
남은 생애가 안쓰럽습니다
이미 짧아져버린
정수리 머리털마저 다 빠졌으니
애써서 세상 일에
밝을 필요가 없겠습니다
친구들은 다
어디를 노닐고 있는지
슬픈 마음으로
저녁 종소리를 듣습니다
(반빈 역)
Kim Yu-gun
"Standing in the Evening"
Being oblivious that the dusk
Has gathered from a long while ago,
I come out for a walk
On the path through the forest.
A dizzy, ever-changing world—
I am lost in uproarious disturbances;
Deep mountains and dark valleys—
I feel rueful about the remaining life there.
The hair on the top of the head,
Already short, have all fallen off;
There's no need
To make inquiries about current affairs.
Where are all
My friends roaming about?
Sorrowfully I hear
The bells ushering in the evening.
(H. Rhew, 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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