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逌根
〈夢遊東海作〉并小序
余嘗夢躡虛而行,見波濤浩渺,一望無際,柏田森森,蔚然成林者,謂之東海之青草湖。四顧寂然,悄無人跡,惟見白雲起於東天,徃來不散。樓閣隱見於空中,而時聞鍾聲隔岸隨風而來。悵望良久,既而思返,行未數步有人忽自後呼,曰:「來既不易,何為空返耶?願題一詩而去。」余回視即應,曰:「四僊一入東溟去,青草白雲愁渺渺。」纔唫,忽悟惘然自失,旋又交睫即足,成一絕,云:「隔岸鍾聲何處在,滿空樓閣隱縹緲。」竟不知呼者之為誰。
四僊一入東溟去,
青草白雲愁渺渺。
隔岸鍾聲何處在,
滿空樓閣隱縹緲。
注:〈四僊〉一詞所指之內容常按處不同。比如,民間用法包括人居住環境中常見之四種動物:黃鼠狼(黃仙),狐狸(狐仙),刺猬(白仙),蛇(柳仙)。這首詩裏介乎道佛之間之四位人物,如《四仙拱壽圖》之劉海蟾、李鐵拐、禪僧寒山與拾得等。但無法確知。
김유근
"꿈에서 동해를 노닐고 짓습니다" 짧은 서문 포함
나는 언젠가 도를 얻은 신선이 되어 하늘을 나는 꿈을 꾸었습니다. 파도가 끝없이 펼쳐져 어느 쪽을 내다보아도 끝이 없었고, 편백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었는데, 그 곳이 바로 동해의 청초호, 푸른 풀 호수였습니다. 어디를 보아도 고요해 인적이 전혀 없고, 오직 흰 구름이 동쪽 하늘에서 일어 왔다갔다하면서도 흩어지지 않았습니다. 누각이 보일 듯 말 듯 공중에 나타나고, 때때로 건너편 언덕에서 종소리가 바람을 타고 들려왔습니다. 멍하니 한참을 바라보다가 돌아가려 했는데, 몇 걸음 가지 않아 갑자기 뒤에서 불렀습니다. "쉽지 않은 걸음을 하셨는데 어찌 그냥 가십니까? 시 한 수 쓰고 가시기 바랍니다." 나는 돌아다보고 바로 응했습니다. "신선 넷이 동쪽 넓은 바다로 들어가자 청초호에 희 구름이 일고 시름이 끝이 없습니다." 고작 거기까지 읊었는데 갑자기 정신이 멍하고 맥이 빠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바로 정신을 차려 눈 깜짝할 사이에 절구 한 수를 완성했습니다. "건너편 언덕 어디서 오는 종소리인지, 하늘 가득 누각들이 숨은 듯 가물가물합니다." 그런데 나를 부른 게 누구였는지는 모릅니다.
신선 넷이
동쪽 넓은 바다로 들어가자
청초호에 흰 구름이 일고
시름이 끝이 없습니다
건너편 언덕
어디서 오는 종소리인지
하늘 가득 누각들이
숨은 듯 보이는 듯 가물가물합니다
(반빈 역)
Kim Yu-gun
"Written as I Roam at East Sea in a Dream" With a Brief Preface
Sometime ago, I dreamt of flying in the sky, having obtained the Way. The waves were spreading limitlessly in any direction I looked. Lush cypress trees were dense, forming huge forests. This place was called the Blue Grass Lake of the East Sea. Anywhere I saw was quiet with no human traces. I only saw white clouds rise from the sky in the east, which floated back and forth without being dispersed. Towers and halls were faintly seen in the air, and the sound of bells came in the wind from the other shore. I was lost in thought for a long while. I thought about going back. Before I had taken a few steps, someone called me from behind, and said, "It must not have been easy for you to come here. Why do you go back without doing anything? I hope you write a pome before you go." I turned around and responded immediately, chanting, "Once the Four Celestials entered the vastness of the East Sea, the white clouds rise over the Blue Grass Lake, and sorrows spread endlessly." After chanting only these lines, I lost myself in a daze. But I quicky recovered in the twinkling of an eye, and completed a quatrain with two more lines: "Where on the other shore are the bells tolling? Towers and halls filling the sky are faintly visible as they shimmer." But I did not know who it was that called me.
Once the Four Celestials
Entered the vastness of the East Sea,
The white clouds rise over the Blue Grass Lake,
And sorrows spread endlessly.
Where on the other shore
Are the bells tolling?
Towers and halls filling the sky
Are faintly visible as they shimmer.
(H. Rhew, 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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