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義弘
〈海松〉
在海邊沙丘
活着腰彎背駝的海松
一直面對着大浪勁風
未曾直立
斜斜曲曲地過一輩子
看,像走來的命般曲折多變的樹枝
把那巨大滿月
輕輕一舉抱上來
風浪靜下來的夜晚
在那駝背上
從數億光年外渡來宇宙的時間
三三五五坐着聽
竊竊訴說的波濤生
(半賓譯)
Chung Eui-hong
"Pine Trees by the Sea"
On the sand hills by the sea
Live pine trees, waist stooped, back humped.
Facing the billowing waves and the gusty wind,
Never having stood straight up even once,
They live the lifetime of tilted bodies.
Behold, the branches, curvy as the paths of their lives,
Pick up that big a full moon
In a single effortless motion.
In nights when the wind and the waves settle,
Times of the universe, having traveled a billion light years,
Are perched in twos and threes
On their humped backs,
And listen to the sound of quiet waves.
(H. Rhew, tr.)
韓文原文:
정의홍
"해송"
바닷가 모래언덕에
허리 휘고 등 굽은 해송이 산다
높은 파도와 세찬 바람에 맞서느라
곧게 한번 서 보지도 못하고
기울어진 몸으로 평생을 사는데
보라, 제 걸어온 삶처럼 곡절 많은 가지가
저 큰 보름달을
단번에 안아 올리는구나
풍랑이 잦아진 밤이면
굽은 등 위에서
수억 광년을 건너온 우주의 시간들이
도란도란 앉아
낮은 파도 소리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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