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昌甲(1956- )
〈啊!這麼多鑰匙〉
整理抽屜
看到了一大堆鑰匙和鎖頭,都配不上的
想藏起來的、要守住的,我都沒有什麼。
可這麼多鑰匙和鎖頭
是什麼時候堆積的
啊,這麼多鑰匙
啊,這麼多鎖頭
知道了,我現在知道了
在我前盤旋很久的那個人
無理無由地扭轉身軀而走
是我身上這些鎖頭
把門鎖緊的
知道了,我現在才知道了
門開著的那一家
能儘管走進去的那一家
我在那兒跳踏著始終未能進去
是因為我試試插進試試轉動
對開著的門抱著懷疑的我心裏
這些鑰匙
(半賓譯)
Mun Ch'ang-gap (1956- )
"Ah! These Many Keys"
Cleaning my drawers, I find
So many keys and locks that do not match.
Without anything to hide, anything to hold onto,
When have I amassed
These many keys and locks?
Ah, these many keys.
Ah, these many locks.
I know, I know now,
That those people lingering before me
Turned around and went away without reason
Was that these locks
On my body kept all the doors locked.
I know, I really know now,
That the reason why I only stomped around
And was unable to enter
The house that was never locked
And could freely go into
Was that I was trying to push in and turn
The keys of my mind,
Suspicious of the open doors.
(H. Rhew, tr.)
韓文原文:
문창갑 (1956- )
"아, 이 열쇠들"
서랍을 정리하다 보니
짝 안 맞는 열쇠와 자물쇠들 수두룩하다
감출 것도, 지킬 것도 없으면서
이 많은 열쇠와 자물쇠들
언제 이렇게 긁어 모았는지
아, 이 열쇠들
아, 이 자물쇠들
알겠다, 이제야 알겠다
내 앞에 오래 서성이던 그 사람
이유 없이 등돌린 건
굳게 문 걸어 잠그고 있던 내 몸의
이 자물쇠들 때문이었다
알겠다, 이제야 알겠다
열려있던 그 집
그냥 들어가도 되는 그 집
발만 동동 구르다 영영 들어가지 못한 건
비틀며, 꽂아보며
열린 문 의심하던 내 마음의
이 열쇠들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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