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文宰(1959 - )
〈春季書信〉
四月的鬢髮濕了
似乎夜裏來過春雨了
嫩軟草綠
我想起你一會兒了
掉下的花瓣
與萌出來的新葉
分手散去得還行
折疊了折疊雨傘
正要越過正午時
向春雨停了的世界裏
丁香花香更亮了一層了
想過用智能手機
錄下視頻片段,可是放棄了
眉頭就舒展
原來相隔較遠的
不禁不由兒接近了
獨自一人走到傍晚間
獨自一人走到六月的前頭
我的右邊兒可能不會空蕩蕩
我看你的右邊兒也會連日平安無事
(半賓譯)
Yi Mun-jae (1959 - )
"A Springtime Letter"
April's hair on the temples is wet.
It looks that a spring rain stopped by overnight.
Tender green—
You were in my thoughts a while.
Falling flower petals
And budding fresh leaves
Are parting well, relatively speaking.
As I fold up the folding umbrella
To cross the noon time,
Into the world where spring rain stopped,
The fragrance of lilac brightens up a notch.
I think about taking a video clip
With my smart phone, but forgo the thought.
My brows are relaxed.
Things faraway
Have come near me before I realize.
Even if I walk alone until the evening,
Even if I walk alone to the beginning of June,
I may not feel my right side to be missing something.
I am sure that your right side would be okay, day after day.
(H. Rhew, tr.)
韓文原文:
이문재
"봄 편지"
사월의 귀밑머리가 젖어 있다.
밤새 봄비가 다녀가신 모양이다
연한 초록
잠깐 당신을 생각했다.
떨어지는 꽃잎과
새로 나오는 이파리가
비교적 잘 헤어지고 있다.
접이우산 접고
정오를 건너가는데
봄비 그친 세상 속으로
라일락 향기가 한 칸 더 밝아진다.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찍으려다 말았다.
미간이 순해진다.
멀리 있던 것들이
어느새 가까이 와 있다.
저녁까지 혼자 걸어도
유월의 맨 앞까지 혼자 걸어도
오른켠이 허전하지 않을 것 같다.
당신의 오른켠도 연일 안녕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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