田洪俊(1954- )
〈我像騾般老去〉
想起你,仍舊像薄荷糖似的
懷戀涼颼颼地湧上來
可是插上鋼鐵般門閂潛水到世上的你這個人啊
就像給兒女穿彩斑衣裳送走的秋天樹木
把啜泣吞了再吞轉身看
我是秋收後空蕩蕩田野裏的稻草人
原來愛是小丑踩鋼索般驚險的絕技
這,是我掉到地上
受到了致命的骨折傷後才悟到的
生命總是握不住
凍明太魚的乾燥場裏只有我的蛻皮在風中飄搖
我拿火筷子收拾收拾憤怒與幻滅
但愛情已完的火爐裏
燒活松枝的煙還毒辣
(半賓譯)
Chōn Hong-jun (1954- )
"I'm Growing Old Like a Mule"
Thinking of you, a longing that still feels
Like a peppermint candy surges on in coolish waves,
But, ah, you who slid an iron bolt and dived into the world!
Like trees sending off kids, having dressed them in colorful garments of autumn,
Gulping down and down again my sobs, I look back and find,
I am a scarecrow in an empty field after the autumn harvest.
Love is a giddy acrobatic movement on a tightrope,
But not until I fall to the ground
And suffer fatal bone fractures do I realize that.
Life is always intangible,
And on the flakes for frozen pollacks, only my slough flutters in the wind.
I try with fire tongs to clean up fury and disillusion,
But in a brazier where love is over,
The smoke of burning fresh pine branches is still acrid.
(H. Rhew, tr.)
韓文原文:
전홍준 (1954- )
"나는 노새처럼 늙어간다"
그대를 생각하면 아직도 박하사탕 같은
그리움이 싸하게 밀려오는데
강철 같은 빗장 지르고 세상으로 잠수한 사람이여
이 가을 색동옷 입혀 자식들 떠나보내는 나무처럼
속울음 삼키다 삼키다 돌아보면
나는 가을걷이 끝난 빈 들녘의 허수아비
사랑은 줄광대의 줄타기처럼 아찔한 곡예인 것을
바닥에 떨어져
치명적인 골절상을 당하고 겨우 깨우치는
삶은 언제나 손에 잡히지 않고
동태가 걸린 덕장에 내 허물만 바람에 나부끼는데
부젓가락으로 분노와 환멸을 갈무리해 보지만
사랑이 끝난 화로에는
생솔가지 타는 연기 아직도 맵다
-전홍준 시집 "나는 노새처럼 늙어간다"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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