董桔山(1960- )
〈風磬聲〉
為了聽風吹近的聲音
我在簷頭下掛風磬
為了聽你靠近的聲音
我在心頭末掛風磬
聽到聲音就帶著發自內心的期望
側耳傾聽想那是傳自哪兒的聲音
簷頭遠而心頭近
可是聲音每次傳自遠處
如今我還沒什麼話可說
是並無悸動地靜幽幽好呢
還是風磬往左轉就向左悸動
往右轉就向右悸動才好呢
因此聽不到聲音時偶爾也會側耳傾聽
聽到聲音就是因為聽到而心撲撲悸動
聽不到聲音就因為聽不到而撲撲悸動
簷頭遠而心頭近
可是聲音總是傳自遠處
(半賓譯)
Dong Gil-san (1960- )
"The Sound of Wind Chime"
To hear the sound of wind nearing,
I hang a wind chime under the eaves;
To hear the sound of you approaching,
I hang a wind chime at the tip of my heart.
Hearing a sound, I prick up my ears,
With a wishful expectation, wondering from where it comes.
The eaves are far and the heart is near,
But the sound comes from afar every time.
I cannot say anything yet, one way or the other:
Is it better not to have palpitation and remain calm,
Or to palpitate leftward when the wind chime turns left,
And palpitate rightward when it turns right?
Every now and then I prick up my ears when I do not hear a sound.
When I hear a sound, my heart palpitates for I hear it;
When I hear no sound, my heart palpitates for I do not hear it.
The eaves are far and the heart is near,
But the sound comes always from afar.
(H. Rhew, tr.)
韓文原文:
동길산 (1960- )
"풍경소리"
바람이 다가오는 소리 들으려고
처마 끝에 풍경을 매답니다
당신이 다가오는 소리 들으려고
마음 끝에 풍경을 매답니다
소리가 들리면 어디서 나는 소리일까
내심 기대하며 귀를 모읍니다
처마는 멀고 마음은 가까워도
소리는 매번 멀리서 납니다
아직은 뭐라 말 못 하겠습니다
두근대는 일 없이 잔잔한 게 좋은지
풍경이 왼쪽으로 돌면 왼쪽으로 두근대고
오른쪽으로 돌면 오른쪽으로 두근대는 게 좋은지
가끔은 소리가 들리지 않아도 귀를 모읍니다
소리가 들리면 들려서 두근대고
들리지 않으면 들리지 않아서 두근댑니다
처마는 멀고 마음은 가까워도
소리는 매번 멀리서 납니다
-동길산 시집 "어렴풋, 당신"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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