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泰俊(1970- )
〈小鳥再開始鳴叫時〉
天氣和暢了
杉樹樹林裏小鳥再鳴叫起來了
如果我是沈重的水
那是水上漣漪般的聲音
如果我是窄憋的窪兒
那是光線的舒適視野
小鳥由天生的嗓音
用固有的話法說話
我無法聽懂它的意思
可是能忖測它的感情
小鳥說話常常翹起句尾
或者向旁拉長
然後發生異常之事
小鳥再開始鳴叫時
碰到局地豪雨的夏天也好
樹蔭下的小草也好
我也好
都像受到生花捧上的情人雙手般
忘卻一切沮喪
(半賓譯)
Mun T'ae-jun (1970- )
"When birds start to warble again"
The weather turns balmy
And in the fir woods birds warble again.
If I were somber water,
That would be the sound of the ripples on water.
If I were a cramped pit,
That would be a pleasant vision field of light.
Birds speak in their endowed voice,
Using their unique ways of speech.
I do not understand the meaning of what they say,
But I can guess the sentiment.
Birds speak by raising the end of their sentences,
Or extending that in sideways.
And then, somethings uncanny start to happen.
When birds start to warble again,
The summer that runs into localized torrential rains,
Or grass in the shade,
Or myself,
Just like the two hands of a lover receiving fresh flowers,
Becomes oblivious of any despondency.
(H. Rhew, tr.)
韓文原文:
문태준 (1970- )
"새가 다시 울기 시작할 때"
날이 화창해지고
삼나무 숲에서 새가 다시 운다
내가 무거운 물이라면
이것은 물비늘 같은 음(音)
내가 옹색한 구렁이라면
이것은 빛의 쾌적한 시야(視野)
새는 타고난 목소리로
고유한 화법으로 말을 한다
나는 말뜻을 알아들을 수 없지만
감정을 짐작할 수는 있다
새는 말끝을 높게 올리거나
옆으로 늘이며 말을 한다
그리고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새가 다시 울기 시작할 때
국지성 호우를 만난 여름도
그늘의 풀도
나도
생화(生花)를 받아 든 연인의 두 손처럼
낙담을 잊는다
-문태준 시집 "내가 사모하는 일어 무슨 끝이 있나요"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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