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詩選)

"유성 오일장"

반빈(半賓) 2020. 11. 23. 17:53

"유성 오일장"

 

잔치국수를 말아주는 언니는

대구 말씨를 퉁명스럽게 쓰고,

 

밑반찬 가게 할머니는

목포 언저리 억양이다.

 

배추 값이 금값이라

김치를 비싸게 팔 수밖에 없다며

미안해 하던 좌판 아주머니는

양평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살다 왔다는데

 

달라는 만큼 담고

두어 움큼 더 잡아 담는 품세가

모두

 

고향인심이다

영락없이

 

(2018.8.29)

("둥지틀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