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 오일장"
잔치국수를 말아주는 언니는
대구 말씨를 퉁명스럽게 쓰고,
밑반찬 가게 할머니는
목포 언저리 억양이다.
배추 값이 금값이라
김치를 비싸게 팔 수밖에 없다며
미안해 하던 좌판 아주머니는
양평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살다 왔다는데
달라는 만큼 담고
두어 움큼 더 잡아 담는 품세가
모두
고향인심이다
영락없이
(2018.8.29)
("둥지틀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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