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詩選)

“깊은 가을의 아름다움은 자세히 볼 필요가 없습니다”

반빈(半賓) 2020. 11. 19. 03:55

이런 사진을 여러 장 찍으니 늙어 눈이 침침해진 모양이라 놀리는 친구들이 있어 오언절구 한 수를 짓고 우리말로 옮겨 회답합니다.

 

半賓

 

〈深秋之美不必細看〉

 

五彩配藍天,秋情自盎然。

輝光炫老目,禿筆塞詩篇。

清晰為何求,朦朧已可憐。

只需一二句,紅葉代雲箋。

 

반빈

 

“깊은 가을의 아름다움은 자세히 볼 필요가 없습니다”

 

다섯 가지 색채가 푸른 하늘과 어울리니

가을의 정취가 스스로 풍성합니다.

빛나는 광채가 늙은 눈을 어지럽히고

털 빠진 붓이 시편을 가로막네요.

맑아 뚜렷한 걸 무얼 위해 구합니까?

어렴풋해도 벌써 사랑스러운 것을.

한 두 구절만 있으면 되겠지요

붉은 이파리로 편지지를 대신할 테니까요.

 

'시선(詩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낯선 고향"  (0) 2020.11.23
"유성 오일장"  (0) 2020.11.23
〈오랜 친구 원순의 영전에서 아프게 웁니다〉  (0) 2020.11.16
"지려고 뜨는 해"  (0) 2020.11.16
"가을"  (0) 2020.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