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詩選)

"가을 벚나무"

반빈(半賓) 2010. 11. 4. 17:16

재작년인지 가을나무를 보고 써 두었던 시 한 수를 이번 가을 바람에 선 바로 그 나무를 다시 보며 조금 고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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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벚나무"

 

 

 

 

끝으로 치닫는

 

길목에

 

손짓도

 

꽃이라고 부르지요

 

 

 

향긋하지도

 

화사하지도 않고

 

꽃잎 흩날린 같은

 

흥분도 흥겨움도 없지만

 

 

 

못할 것도 없지않나요

 

 

 

일찌감치 붉게 꼭대기와

 

바래가는 초록을

 

움켜쥐고

 

버틸 때까지 버티려는

 

안간힘 사이로

 

 

 

여긴 맑게 저긴 깊게

 

때론 진하게 때론 옅게

 

갖가지 갈색 노랑색이

 

어우러진 꽃처럼 좋지 않아요

 

 

 

하긴 비내리고 바람불면

 

흩어져 없어질 것도

 

이치 아닌가요

 

 

 

손짓도

 

꽃이라고 부르지요

 

 

 

마음에 새겨두기에는

 

오히려 좋은 하네요

 

 

 

 

 

(2007 11 청우재에서)

 

(2010 1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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