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여러 해 전에 쓴 습작입니다. 고향떠나 살기 시작한 후로 귀국할 기회가 있으면 꼭 친구들을 졸라 산행을 합니다. 지리산 "종주"라는 것도 여러 번 했지요. 한 7-8년 전에 쓴 걸 다시 보니 기억에 새롭습니다.
----------
"지리산"
이른 저녁
뱀사골 대피소
거친 숨소리 비릿한 땀 냄새 사이에서
여섯 살 쌍둥이 자매를 만났습니다
엄마아빠를 따라
지리산 주능 백리길을 걷는다는데
울퉁불퉁 바윗길은
그냥 걸어도
해질녘 아우성 속에서
잠을 청하려면
엄마 아빠 품을
하나씩 차지해야 한답니다
내일아침부터 이틀
여섯 살 쌍둥이 뒤꽁무니를 따라
이번 산행은
동요를 부르며 하겠습니다.
(2002년 6월)
'시선(詩選)' 카테고리의 다른 글
“歲寒曲 (추운 시절의 노래)” (0) | 2014.07.25 |
---|---|
"정말?" (0) | 2014.06.02 |
"동짓날 개기월식" (0) | 2010.12.24 |
"북한산" (0) | 2010.11.23 |
"가을 벚나무" (0) | 2010.1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