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詩選)

"지리산"

반빈(半賓) 2010. 11. 15. 11:24

벌써 여러 해 전에 쓴 습작입니다.  고향떠나 살기 시작한 후로 귀국할 기회가 있으면 꼭 친구들을 졸라 산행을 합니다.  지리산 "종주"라는 것도 여러 번 했지요.  한 7-8년 전에 쓴 걸 다시 보니 기억에 새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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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이른 저녁

뱀사골 대피소

 

거친 숨소리 비릿한 냄새 사이에서

여섯 쌍둥이 자매를 만났습니다

 

엄마아빠를 따라

지리산 주능 백리길을 걷는다는데

 

울퉁불퉁 바윗길은

그냥 걸어도

 

해질녘 아우성 속에서

잠을 청하려면

 

엄마 아빠 품을

하나씩 차지해야 한답니다

 

내일아침부터 이틀

여섯 쌍둥이 뒤꽁무니를 따라

 

이번 산행은

동요를 부르며 하겠습니다.

 

(200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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