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永光（1965- ）
〈愛 - 1970年代〉
那個孩子從來沒想過他愛父母
他家裏根本沒那個詞兒
可是，我愛的父母真辛苦，
他如此寫在稿紙了
昨晚被破壞的房子到早上還沒清除
而〈愛〉這個命題揭開了
他嘴裏就流口水，臉也就紅起來了
真的要寫愛，要寫愛
他很喜歡那個詞兒了
說我愛老是吃苦頭的父母時要用的
將要長大做吃苦頭的成人的吃苦頭的小朋友
那個孩子在鉛筆芯沾口水一字字使勁寫
但還是怕會被擦掉的，
不能帶到家裏的那個詞兒，他太喜歡了
是他知道的詞兒，都學會的詞兒，
可還不太能理解的那個詞兒，他愛上了
（半賓譯）
Yi Yōng-gwang (1965- )
"Love – 1970's"
It has never occurred to the kid that he loved his parents.
The word was never in the vocabulary of his family,
But he wrote on the manuscript paper:
The parents I love are living a tough life.
The house demolished last night was not cleared away by this morning,
But when "love" was assigned as the topic,
His mouth was slobbering, and his face, flushed.
Is it really love? Love, it is.
He liked the word.
The word he wrote to say that he loved his parents who are living a tough life,
Which the child living a tough life who will become an adult living a tough life
Wrote, pressing hard with the pencil tip wet with his saliva,
Yet remaining anxious that it might be rubbed off,
Which he could not bring home. He really liked the word.
The word that he knew, that he knew because he learned,
But remained beyond his comprehension. He loved the word.
(H. Rhew, tr.)
韓文原文：
이영광 (1965- )
"사랑 - 1970년대"
그애는 부모를 사랑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는데,
집에는 그런 말이 없었는데
사랑하는 부모님이 고생하신다고
원고지에 적었다
어젯밤 부서진 집이 아침까지 치워지지 않았는데
'사랑'이라는 시제가 나오자
입에 침이 고이고 낯이 달아올랐다
사랑이라니 사랑이라니,
그 말이 좋았다
고생하는 부모님을 사랑한다고,
고생하는 어른이 될 고생하는 어린이
그애는 침 묻혀 꾹꾹 눌러 적어도
자꾸 지워질 것 같은,
집에는 못 가져갈 그 말이 좋았다
아는 말, 배워서 다 아는 말,
이해되지 않는 그 말이 좋았다
-이영광 시집 "살 것만 같던 마음"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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