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源浩 (1940 - )
〈尺子〉
不記得是從什麼時候,我
在心裏帶着一枝尺子。
遇到石頭就量量石頭
遇到樹就量量樹
遇到人就量量人了。
看着倒映在水上的雲彩
我想我連天高也能量出來。
我相信我帶的
是最正確的尺子。
看到了我量出來的尺寸或過或不及
我感到很不愜意。
我心裏屢屢下定決心
人生就是應該那麼確確實實地活的。
偶爾看到打量我的人
我就費心假裝漠不關心。
間或遇到聽不慣的話
我厲聲吐露一定是讀數不對的尺子。
後來我發現我一次也沒有
用我自己的尺子量量我自己
我感到慚愧。
我還帶著生鏽的尺子
可是我早已決定不要量任何東西。
(半賓譯)
Kim Won-ho (1940 - )
"A Ruler"
From I do not remember when, I
Have been carrying a ruler in my mind.
Running into a rock, I measured it,
Encountering a tree, I gauged it,
Meeting people, I appraised them.
Seeing the cloud reflected on the water,
I felt that I could determine the height of the sky.
I believed that the ruler I carried
Was the most accurate.
When my measurements went over or fell short,
I felt let down.
Our lives should be lived unerringly in that way,
I swore many times.
Every time when I saw people measuring me,
I tried hard to appear not to pay attention.
Once in a while, when I heard stories that displeased me,
I shouted out that their rulers were graduated inaccurately.
Then I realized that I never measured myself,
Not even once.
I felt ashamed of that myself.
I still have a rusted ruler,
But I have decided not to measure anything with it.
(H. Rhew, tr.)
韓文原文:
김원호 (1940 - )
"자"
언제부터인가 나는
마음속에 자를 하나 넣고 다녔습니다.
돌을 만나면 돌을 재고
나무를 만나면 나무를 재고
사람을 만나면 사람을 재었습니다.
물위에 비치는 구름을 보며
하늘의 높이까지 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나는 내가 지닌 자가
제일 정확한 자라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잰 것이 넘거나 처지는 것을 보면
마음에 못마땅하게 여겼습니다.
그렇게 인생을 확실하게 살아야 한다고
몇 번이나 속으로 다짐했습니다.
가끔 나를 재는 사람을 볼 때마다
무관심한 체하려고 애썼습니다.
간혹 귀에 거슬리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
틀림없이 눈금이 잘못된 자일 거라고 내뱉었습니다.
그러면서 한번도
내 자로 나를 잰 적이 없음을 깨닫고
스스로 부끄러워졌습니다.
아직도 녹슨 자를 하나 갖고 있지만
아무것도 재지 않기로 마음먹고 있습니다.
'한국현대시번역(韓國現代詩翻譯)'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호승 "사랑" (중국어 영어 번역) (0) | 2023.08.11 |
---|---|
안도현 "사랑" (중국어 영어 번역) (0) | 2023.08.10 |
함진원 "비는 내리는데" (중국어 영어 번역) (0) | 2023.08.04 |
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중국어 영어 번역) (0) | 2023.08.03 |
나태주 "막소주라도 한 잔" (중국어 영어 번역) (0) | 2023.07.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