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번역(韓國現代詩翻譯)

김원호 "자" (중국어 영어 번역)

반빈(半賓) 2023. 8. 7. 09:30

金源浩 (1940 - )

 

〈尺子〉

 

不記得是從什麼時候,我

在心裏帶着一枝尺子。

遇到石頭就量量石頭

遇到樹就量量樹

遇到人就量量人了。

看着倒映在水上的雲彩

我想我連天高也能量出來。

我相信我帶的

是最正確的尺子。

看到了我量出來的尺寸或過或不及

我感到很不愜意。

我心裏屢屢下定決心

人生就是應該那麼確確實實地活的。

偶爾看到打量我的人

我就費心假裝漠不關心。

間或遇到聽不慣的話

我厲聲吐露一定是讀數不對的尺子。

後來我發現我一次也沒有

用我自己的尺子量量我自己

我感到慚愧。

我還帶著生鏽的尺子

可是我早已決定不要量任何東西。

(半賓譯)

 

Kim Won-ho (1940 - )

 

"A Ruler"

 

From I do not remember when, I

Have been carrying a ruler in my mind.

Running into a rock, I measured it,

Encountering a tree, I gauged it,

Meeting people, I appraised them.

Seeing the cloud reflected on the water,

I felt that I could determine the height of the sky.

I believed that the ruler I carried

Was the most accurate.

When my measurements went over or fell short,

I felt let down.

Our lives should be lived unerringly in that way,

I swore many times.

Every time when I saw people measuring me,

I tried hard to appear not to pay attention.

Once in a while, when I heard stories that displeased me,

I shouted out that their rulers were graduated inaccurately.

Then I realized that I never measured myself,

Not even once.

I felt ashamed of that myself.

I still have a rusted ruler,

But I have decided not to measure anything with it.

(H. Rhew, tr.)

 

韓文原文:

 

김원호 (1940 - )

 

"자"

 

언제부터인가 나는

마음속에 자를 하나 넣고 다녔습니다.

돌을 만나면 돌을 재고

나무를 만나면 나무를 재고

사람을 만나면 사람을 재었습니다.

물위에 비치는 구름을 보며

하늘의 높이까지 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나는 내가 지닌 자가

제일 정확한 자라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잰 것이 넘거나 처지는 것을 보면

마음에 못마땅하게 여겼습니다.

그렇게 인생을 확실하게 살아야 한다고

몇 번이나 속으로 다짐했습니다.

가끔 나를 재는 사람을 볼 때마다

무관심한 체하려고 애썼습니다.

간혹 귀에 거슬리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

틀림없이 눈금이 잘못된 자일 거라고 내뱉었습니다.

그러면서 한번도

내 자로 나를 잰 적이 없음을 깨닫고

스스로 부끄러워졌습니다.

아직도 녹슨 자를 하나 갖고 있지만

아무것도 재지 않기로 마음먹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