竹西朴氏
又(暮春謾咏)
焚香盤膝坐蒲團,卷裏光陰意自安。
鶯聲乍斷日將暮,花氣初晴春已殘。
輕衫欲試東風㬉,薄酒猶宜小雨寒。
把筆闌頭間寫字,謾成長句待誰看。
죽서 박씨
"늦은 봄 하릴없이 또 읊조립니다"
향 피우고 가부좌 틀고
방석에 앉아
책 속에서 보내는 세월에
마음 편안합니다
꾀꼬리 소리 문득 끊기면
해가 곧 저물고
꽃 향기 비로소 흩어지면
봄은 이미 스러졌지요
봄 바람 따스하면
얇은 적삼 입어보고 싶고
이슬비 차가우면
멀건 술이 마침맞지요
붓을 들어 난간 끝에서
간간이 글을 쓰지만
하릴없이 긴 시를 쓴다 해도
누가 보아주기를 기다립니까
(반빈 역)
Bak Jukseo
"Chanting Idly Again in Late Spring"
Incense lit, sitting cross-legged
On a rush mat—
This life spent in scrolls
Has been comfortable.
When orioles' song abruptly ceases
The sun is about to set;
As flower scent gets finally dispersed
The spring is already over.
Warm vernal breeze
Makes me try on light shirts;
Chilly drizzling rain
Calls for some mild wine.
Holding the pen at the balustrade
I write a few words,
But if they helplessly become a long poem
Whom do I wait to read it?
(H. Rhew, 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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