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한시선(韓國漢詩選)

안순지,"이복야가 작은 병풍을 내놓고 검은 대나무를 그리라고 하지만, 공간이 작아 뜻을 펼칠 수 없어서 오직 대나무 끄트머리 몇을 그리고 다음과 같이 화제를 씁니다. 李僕射出小屛,命作墨君,地窄未能展意,只寫竹頭數梢。仍題其後云。"

반빈(半賓) 2026. 8. 7. 20:56

安淳之(號棄菴居士,高麗中期,武臣政權時期之文臣)

 

〈李僕射出小屛,命作墨君,地窄未能展意,只寫竹頭數梢。仍題其後云。〉

 

樓下篁林百尺脩,

樓高只得數梢頭。

要看拔地凌凌玉,

且踏層梯蹔下樓。

 

안순지 (호는 기암거사, 고려중기 무신정권시기의 문신)

 

"이복야가 작은 병풍을 내놓고 검은 대나무를 그리라고 하지만, 공간이 작아 뜻을 펼칠 수 없어서 오직 대나무 끄트머리 몇을 그리고 다음과 같이 화제를 씁니다."

 

누각 아래 대나무 숲은

      백 척으로 키가 크지만

누각이 높아 오로지

      가지 끄트머리 몇이 보일 뿐입니다

땅에서 솟아난

      맑은 옥을 보려면

층층 계단을 밟으며

      잠시 누각에서 내려가야 합니다

 

      주: 복야僕射는 훗날 재상에 상당하는 관직입니다.

(반빈 역)

 

An Sun-ji (Mid Ko-ryō period)

 

"Minister Li lays out a small folding screen and asks me to draw black bamboos.  The space is so limited that I paint only a few tips of bamboo branches. I inscribe on it as follows."

 

The bamboo grove below the pavilion

        Grows a hundred feet tall,

But from this lofty tower,

        I see only the tips of a few branches.

If you wish to view the translucent jade

        Springing from the earth,

You must take the stairs

        And step down from the loft.

(H. Rhew, tr.)

圖:趙雍(1289-1369)〈墨竹圖〉(遼寧省博物館藏)(局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