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한시선(韓國漢詩選)

박지화,"어쩌다 읊는 시 偶吟" 두 수의 첫째

반빈(半賓) 2024. 11. 22. 06:31

朴枝華(字君實,號守庵,1513-1592)

 

〈偶吟二首〉之一

 

煙穗微熏古墨屏,

幅巾終日坐無聲。

幽禽獨下無人見,

芳草不鋤當戶生。

 

               注:《守菴先生遺稿》三句後三字作〈無久見〉,疑誤。尾句用《三國志·蜀書·周群傳》,劉備將誅張裕之故,曰:「蘭芳生門,不得不鉏。」《南史·江夏王蕭鐸傳》語,略有出入。江斅聞蕭鐸之死,流涕曰:「芳蘭當門,不得不鋤,其〈修柏〉之賦乎。」

 

박지화 (자는 군실, 호는 수암, 1513-1592)

 

"어쩌다 읊는 시" 두 수의 첫째

 

버들가지에서 안개 피어 오르는

      오래된 묵화 병풍 앞에

두건 동여맨 사람 온 종일

      아무 말 없이 앉아있습니다

지저귀며 날아 내리는 새 한 마리

      보아주는 사람 없고

파내지 않으니 향기로운 풀이

      문 앞을 가리며 자랍니다

 

           주: 《수암선생유고》에는 세째 행 마지막 세 글자가 〈無久見〉으로 수록되어 있으나 착오로 보입니다. 마지막 행은 《삼국지·촉서·주군전》에 수록된 전고를 이용합니다. 유비가 장유를 죽이면서 "향기로운 난초라도 문 앞에 나면 파내지 않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남사·강하왕소탁전》에는 이 말이 약간의 다르게 쓰였습니다. 강효가 소탁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 눈물을 흘리며 "향기로운 난초라도 문을 가리면 파내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이 〈키 큰 측백나무의 노래〉에 담은 뜻인가?" 〈키 큰 측백나무의 노래〉는 소탁의 작품입니다.

(반빈 역)

 

Pak Chi-hwa (1513-1592)

 

"Casually Chanted" First of Two Poems

 

By the folding screen of old ink painting,

        In which mist rises up from willow branches,

A kerchiefed man sits

        Without a word all day long.

A bird chirping gracefully flies down

        But no one cares,

And fragrant grass, never weeded,

        Grows blocking the gate.

 

               Note: Last line uses a phrase in the "Biography of Zhou Qun" in the "Shu Book" in the History of Three Kingdoms. Explaining why he is having Zhang Yu should be executed, Liu Bei said, "Even fragrant orchid, if it grows in front of gate, must be hoed." A similar phrase appears in the "Biography of the Prince of Jiangxia, Xiao Duo" in the History of Southern Dynasties."

(H. Rhew, t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