申庚林 (1935 - 2024)
〈駱駝〉
我得騎駱駝,走黃泉路。
除了星星、月亮、太陽,
以及沙土外什麼也沒看過的駱駝,要騎著那駱駝,
如若遇到有人問起世事,要裝做模樣,什麼也沒看到,
揮揮手,以作回答,
也假裝悲哀啊痛苦啊都早已忘清。
如果讓我還生
我要回答,要回去做駱駝,
只看著星星、月亮、太陽,
以及沙土活去,
回來時挑一個世界上
最愚昧的人,背上扛著他來,
選那最可憐的,
都不知道活著一生有過什麼樂趣的,
來做個旅伴。
(半賓譯)
Shin Kyōng-nim (1935-2024)
"Camel"
I shall ride a camel to go on the way to the netherworld,
A camel which has seen nothing other than the stars, the moon, the sun,
And the sands. Riding on it,
If anyone asks about the affairs of the time, I shall pretend
That I have not seen any, and answer it by waving my hand,
As if I have completely forgotten the grief, the pain, and all.
If someone asks to be born back in this life,
I'd say, I'd go back as a camel.
I shall live, looking just at
The stars, the moon, the sun, and the sands,
And pick the most foolish person
In the world, and piggyback him on my way back,
Choose the one most pitiable,
Who would not even remember having any pleasure of living in this world,
To make him a travel mate.
(H. Rhew, tr.)
韓文原文:
신경림 (1935-2024)
"낙타"
낙타를 타고 가리라, 저승길은
별과 달과 해와
모래밖에 본 일이 없는 낙타를 타고,
세상사 물으면 짐짓, 아무 것도 못 본 체
손 저어 대답하면서,
슬픔도 아픔도 까맣게 잊었다는 듯.
누군가 있어 다시 세상에 나가란다면
낙타가 되어 가겠다 대답하리라.
별과 달과 해와
모래만 보고 살다가,
돌아올 때는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 하나 등에 업고 오겠노라고,
무슨 재미로 세상을 살았는지도 모르는
가장 가엾은 사람 하나 골라
길동무 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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