半賓
〈為叔侄心痛:讀顏真卿祭侄文稿〉
此卷不堪平靜臨,
神魂蕩漾繼驚心。
時塗時抹哀情苦,
或頓或馳誠摯深。
悖亂天行誰保命,
死生輩分自難尋。
揮揮餞別硯池淚,
千古招來代語喑。
(癸卯小暑前後)
반빈
"안진경의 조카를 위한 제문 초고를 읽고 아저씨와 조카를 위해 마음 아파합니다"
이 글씨 한 폭은 차마
평온한 마음으로 마주할 수 없습니다
마음이 놀라더니 이어서
정신과 혼이 출렁입니다
때로는 개칠을 하고 때로는 지워야 했던
그 애처로운 정이 씁쓸하고
어떨 때는 멈추었다가 어떨 때는 달리는
그 지극한 정성이 깊습니다
하늘의 움직임이 엇나가고 흐트러졌으니
누구라서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을까요
죽고 사는 일에 나이의 순서는
물론 찾아 헤아리기 어려웠을 겁니다
붓을 휘휘 휘둘러 배웅을 했으니
벼루를 눈물로 채웠겠지만
이어지는 천 년 긴 세월
말을 대신하는 침묵을 불러 오셨습니다
(계묘년 소서부근에)
H. Rhew
"Feeling pain for the uncle and the nephew: Reading the Draft of 'An Oration for a Departed Nephew' by Yan Zhenqing"
It is unbearable to face this scroll
With peaceful calm.
My spirit and soul palpitate
Continuing the startling of the heart.
Smeared here and written over there,
Bitter is the sorrowful love;
Alternating pausing and dashing,
Profound are the sincere thoughts.
With the operation of heaven disturbed in chaos,
Who could preserve life?
Any sense of sequence between generations
Is of course difficult to seek.
Tears must have filled the ink slab,
In bidding farewell by wielding the brush pen,
But muteness is summoned to replace words
In a thousand years that followed.
(Around the Minor Heat,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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