許香淑(1965- )
〈冰凍餡餅〉
已經十五年了
漂漂亮亮地盛在玻璃小盒
在陰暗的冷凍室裏
忍了十五年了
看來至少我還活著的時間裏
會繼續忍下去
生病前夕給我烤的餡餅
我捨不得吃
儲藏的時間竟如此深長
每每想念就拿出來
眼神撫摸指尖流連
趁解凍前趕快放回
「媽!餡餅烤得又香又有味。
來吃一塊,喝杯咖啡吧。」
如今也朦朦朧朧聽得到的⋯⋯
(半賓譯)
Hō Hyang-suk (1965- )
"A Frozen Pie"
It's been fifteen years already.
Kept in a beautiful glass box,
In the icy darkness of the freezer,
It has endured fifteen years.
It looks as though it will continue to survive
At least as long as I live.
A pie baked right before getting sick,
Which I couldn't bring myself to finish—
A long, profound time has passed since I hid it away.
I took it out every time I missed her;
I gazed at it longingly, traced it with my fingertips,
And put it back quickly before it could thaw.
"Mom! The pie is baked wonderfully.
Come and eat a piece, have some coffee."
Though dim and faint, I can still hear…
(H. Rhew, tr.)
韓文原文:
허향숙 (1965~ )
"냉동 파이"
벌써 십오 년입니다
유리그릇에 예쁘게 담긴 채
냉동실 차가운 어둠 속에서
십오 년을 살아냈네요
아마도 내가 살아 있는 동안은
함께 살아낼 것입니다
아프기 직전 구워 준 파이
차마 먹지 못하고
저장해 둔 시간이 이리 깊습니다
보고플 때마다 꺼내어
눈으로 어루만지고 손끝으로 비비다
녹기 전에 서둘러 다시 넣어 두던
“엄마! 파이가 맛있게 구워졌어요.
커피와 함께 드세요.”
지금도 우련하게 들리는......
- 허향숙 시집 《울음이 자라는 것을 보고 말았다》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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