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珪里(1955- )
〈背影〉
有個和尚在肉鋪
買兩三斤豬肩肉
搖著塑膠袋走去
和尚的脖項略帶微紅
經血滲出褲子外似地
感到侷促不安的是我
但再想一下那也不是不能理解的
持有粉紅色身軀的
我們是怎麼相遇的
稱作紅塵人間的鐵支子上將翻身幾次的
紅色肉塊
如果是能充
有人飢腸的一頓淡飯
將冒出燒肥味兒的軟呼呼部位
其實我也有
雖說背影是別人的
雖說是怕太殘酷而置於後面的
如果有人看我的背影
一定能讀出粉紅色
回答在後面
(半賓譯)
Yi Kyu-ri (1955- )
"The Look from Behind"
A Buddhist monk buys two or three pounds of
Shoulder butt pork at a butcher's shop,
And walks with a plastic bag dangling in his hand.
The back of the monk's neck is reddish.
As if menses permeates through to the surface of my pants,
It is I who feel embarrassed,
But on the second thought, there's nothing hard to understand there.
Those of us who have pink flesh—
How is it that we meet?
If the pieces of red meat, which will toss and turn
A few times on the grill rack called the secular world,
Can at least be a meager meal
For someone,
I, too, have those mushy parts
That will emit the smell of burning fat.
Though they say that the look from behind belongs to others,
Though it must be in the back for it'd be too horrendous otherwise,
If people see me from behind,
They would read pink from there.
The answer is in the back.
(H. Rhew, tr.)
韓文原文:
이규리 (1955- )
"뒷모습"
어떤 스님이 정육점에서
돼지고기 목살 두어 근 사들고
비닐봉지 흔들며 간다
스님의 뒷목이 발그럼하다
바지 바깥으로 생리혈 비친 때처럼
무안해진 건 나였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이해 못할 바도 아니다
본홍색 몸을 가진 것
어쩌면 우리가 서로 만났을까
속세라는 석쇠 위에서 몇 차례 돌아누울
붉은 살들
누구에겐가
한 끼 허벅진 식사라도 된다면
기름 냄새 피울 저 물컹한 부위는
나에게도 있다
뒷모습은 남의 것이라지만,
너무 참혹할까 봐 뒤에 두었겠지만
누군가 내 뒷모습을 본다면
역시 분홍색으로 읽을 것이다
해답은 뒤에 있다
-이규리 "뒷모습"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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