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勝東(1957 - )
〈真難忘的晚上〉
那是冷風起
摸著口袋裏空手的一天
掛在肩上的秋衣
感到更寬鬆的晚上
我想來幾片烤銼魚脯
配一杯燒酒
我懷念朋友
那花白的頭髮
最好酒杯在木桌上
窗邊有
冒著白氣的湯水
最好在低沉的頂棚下飄蕩著日曆
舊收音機滋滋沙沙的噪音間
偶爾夾著歌聲流出來
最好在木筷掉下的地板上
像發條鬆開而停下的鬧鐘般
我年青時的情愛
還是
那時那樣停留著
這是雖然兩手凍僵心懷還溫暖的風
由磚牆下滲進來的
真難忘的晚上
(半賓譯)
Kim Sūng-dong (1957 - )
"A Really Unforgettable Evening"
It'd be a day when a chilly wind
Caresses my empty hand in the pocket,
An evening when an autumn jacket
Thrown over the shoulder gets even looser,
Stimulating an appetite
For a few dried filefish and a cup of soju,
A time to miss
A friend, his grizzled hair.
The cups shall be on a wooden table.
It would be good to have a bowl of steamy broth
On the window side,
Better with a daily calendar fluttering under a low ceiling
And song tunes mixed in buzzing noise of old radio.
It'd be really good if on the floor, where wooden chopsticks drop,
Just like a clock unwound and stopped,
Still remains
The love of my youthful years.
A chilly wind, numbing my hands but warming my heart,
Permeates through the bottom of brick walls.
That would really be an unforgettable evening.
(H. Rhew, tr.)
韓文原文:
김승동 (1957 - )
"참 그리운 저녁"
차가운 바람이
주머니 속의 빈손을 만지작거리는 날
어깨에 걸친 가을 옷이
더욱 헐렁해지는 저녁입니다
몇 마리의 쥐포와
소주 한 잔이 생각나고
친구의 희끗한 머리칼이
보고 싶습니다
술잔은 나무탁자 위에 있어야 좋겠고
창가에는
김 오르는 국물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낮은 천장 아래로 일력이 펄럭이고
헌 라디오 칙칙거리는 잡음 사이로
간간이 노랫소리 흘렀으면 좋겠습니다
나무 젓가락이 떨어진 바닥으로는
태엽 풀린 시계마냥 멎어진
내 젊은 시절의 사랑도
아직
그대로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손이 시려도 마음보다 따뜻한 바람
벽돌담 밑으로 스며드는
참 그리운 저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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