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한시선(韓國漢詩選)

김정희,"승가사에서 동리와 함께 해붕스님을 만납니다"

반빈(半賓) 2023. 5. 1. 06:55

金正喜

 

〈僧伽寺與東籬會海鵬和尚〉

 

陰洞尋常雨,危峰一朵青。

松風吹掃榻,星斗汲歸瓶。

石證本來面,鳥參無字經。

苔趺空剝落,虯篆漫誰銘。

 

            注:頸聯出句證字,《阮堂先生全集》作燈,今不取。末句復字,據手抄本《罷睡錄》改為漫字。東籬,金敬淵(1778 – 1820)之號。海鵬和尚,海鵬展翎(1755-1826),金正喜一八一五年與之結識。

 

김정희

 

"승가사에서 동리와 함께 해붕스님을 만납니다"

 

그늘진 숲에는 늘 비가 내리지만

깎아지른 이 봉우리는 한 송이 푸르름입니다

 

솔바람이 불어 탁본 종이를 쓰다듬고;

북두칠성으로 물을 길어 병을 채워 돌아옵니다

 

비석이 원래의 모습을 확인하고;

새들은 글자 없는 경전을 공부합니다

 

이끼 낀 받침은 하릴없이 닳아 떨어졌지만

뿔 솟은 용 글씨는 누가 새겼는지 아련합니다

 

         주: 다섯째 행의 증(證)은《완당선생전집阮堂先生全集》에는 등(燈)입니다. 여기서는 취하지 않습니다. 마지막 행의 세째 글자는 대부분의 판본에 복(復)으로 기록되었지만 필사본 《파수록罷睡錄》을 따라 만(漫)으로 고칩니다. 동리(東籬)는 김경연(金敬淵, 1778-1820)의 아호입니다. 해붕스님은 해붕전령(海鵬展翎, 1755-1826)입니다. 해붕스님은 해붕전령(海鵬展翎, 1755-1826)인데, 김정희와는 1815년경 만났다고 합니다.

(반빈 역)

 

Kim Chong-hui

 

"Together with Tong-ni, I meet with Reverend Hae-bung in the Sangha Temple."

 

Rain is common in shaded woods,

But the soaring peak is a blossoming verdure.

 

A breeze through the pine tree sweeps the rubbings;

With the Dipper I fill the bottle to bring back.

 

The stone stele proves the original appearance;

Birds muse on wordless sutras.

 

The mossed stele base is inevitably worn out.

Who in the remote past inscribed the scripts robust as dragons?

(H. Rhew, t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