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인,"상소문이 이해되지 못해 남쪽으로 돌아가며 절구 두 수를 짓습니다 疏不見省,遂南歸,作二絕"
金守訒(字君慎,號九峯,1563-1626)
〈疏不見省,遂南歸,作二絕〉
一、
明倫堂上未明倫,
不若歸家老此身。
一片丹衷無地訴,
出門只有淚沾巾。
二、
經國嘉謨是五倫,
恐藏斯怒愧仁人。
如令棣萼嚴霜打,
其奈萱闈血淚晨。
注:於詩人向國王光海君所呈之〈全恩疏〉殘本,其子金之欽附識了如下記錄:「府君投疏而南,時論以爲鳳鳴朝陽。不肖時甚幼騃,不省疏之措何辭矣。其後家運孔否,府君奄棄不肖,諸兄皆相繼而亡。己巳四月,大家書室失火,不肖慮先人手澤俱焚,蒼黃救之,已無及矣。灰燼之中所存者,只詩文雜錄若干,而亦皆斷爛不全。疏本則在東壁藏中,尤被虐炎,缺處甚多,不成句語。嗚乎,府君平生大節,在此一疏,而使完本未傳於世,則不肖之罪也,尙忍言尙忍言。今若以已缺而更不加愼,則後日子孫之憾, 亦如我矣。謹書以藏之。不肖孤之欽謹識。」
김수인 (자는 군신, 호는 구봉, 1563-1626)
"상소문이 이해되지 못해 남쪽으로 돌아가며 절구 두 수를 짓습니다"
1.
인륜을 밝게 하려는 명륜당이
인륜을 밝게하지 못하니
집으로 돌아가 이 한 몸
늙어가는 게 오히려 낫겠습니다
마음에 담긴 한 조각 충심을
호소할 곳 없어서
문을 나서며 오로지
눈물로 손수건을 적실 뿐입니다
2.
나라를 경영하는 좋은 계획은
다섯 가지 인륜을 바로 하는 것인데
지금 같은 분노를 품고 있으니
사람답지 못하다는 부끄러움에 두렵습니다
올망졸망 형제들이
혹시 차가운 서리를 맞는다면
어머니 피눈물 흘리실
새벽을 어쩔 수 있나요
주: 시인이 광해군에게 올렸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전은소〉의 유실되고 남은 텍스트에 대해 시인의 아들 김지흠은 다음과 같은 설명을 달았습니다. "선친이 던지고 남쪽으로 낙향한 상소문에 대해 당시 사람들은 봉황이 태양을 향해 울었다고 논의했습니다. 저는 아직 매우 어려 그 상소문이 어떠한 말로 쓰여졌는지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 후 가운이 크게 기울었고 선친은 불초를 두고 떠나셨습니다. 형들도 이어서 죽었습니다. 기사년 (1629) 4월 대갓집 서재에 불이 났고, 저는 선조들의 손때 묻은 서책이 모두 불타는 것을 걱정해 급히 구하려 했으나 이미 늦었습니다. 잿더미 속에 오로지 약간의 시문과 자질구레한 기록이 남았을 뿐이고 그 역시 모두 끊어지고 흩어져 온전하지 못했습니다. 상소문의 글은 동쪽 벽 속에 있었는데, 특히 심하게 탔고 소실된 곳이 매우 많아 글귀를 이루지 못했습니다. 오호! 선친의 평생 큰 절개가 바로 이 상소문에 있는데 완전한 글이 세상에 전해지지 않습니다. 모두 저의 죄입니다. 이를 어찌 차마 이야기 할 수 있겠습니까. 이제 이미 없어졌다고 해서 더 조심하지 않는다면, 훗날 자손이 안타까움이 지금의 저와 같을 것입니다. 이에 삼가 적어 간직합니다. 못난 아들 지함."
(반빈 역)
Kim Su-in (1563-1626)
"My Memorial Is Not Fathomed, and I Go Home, Writing These Two Quatrains"
1.
The Hall of Bright Human Relationship,
Has not brightened the human relationships.
I would rather go back home
And let my body grow old.
Without having anywhere to lay out
The innermost sincerity in my heart,
I only have tears to wet my handkerchief,
As I step out of the gate.
2.
The best plan of managing a kingdom
Is having the five relationships rectified.
Harboring displeasure as this, I am afraid,
I feel ashamed as someone cultivating humanity.
If chill frost shall fall upon
My siblings huddled in a cluster,
What could be done about early mornings
When my mother will shed bloody tears?
(H. Rhew, tr.)